[2002부동산시장결산] (중)주상복합·토지·상가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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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동산 시장에서 주상복합아파트, 토지, 상가 등 수익형 상품은 떠도는 시중자금이 몰려들어 유례없는 인기를 누렸다.

일부 주상복합아파트의 경우 수백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며칠만에 건설업체에게 수 천억원의 청약금을 안겨주기도 했고 토지는 11년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며 땅투기에 대한 정부 단속을 불러오기도 했다.

하지만 오피스텔은 올들어 지나치게 많은 공급물량이 쏟아지며 일부지역에서 미분양이 속출해 부동산 시장의 안정적인 성장은 '적절한 수급균형'에 의해 이뤄짐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 하반기 주상복합 '과열' = 상반기에 소강상태를 보였던 주상복합아파트 분양시장은 9월부터 쏟아진 정부의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으로 일반아파트 시장이 된서리를 맞으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분양권 전매제한 조치로 단기차익을 얻는 것이 어렵게 되자 일반아파트 시장에서 썰물처럼 빠져나온 투자자금이 대안으로 찾아낸 곳이 주상복합 시장이었다.

전매제한이 적용되지 않아 분양권 매매가 자유로운데다 10월말부터 시작된 초고층 주상복합 도곡동 타워팰리스의 입주로 분위기가 고조되자 시중자금은 순식간에 주상복합 시장으로 몰려들었다.

잠실 롯데캐슬 골드 1차분 334대 1, 2차분 228대 1에 이어 목동 현대 하이페리온Ⅱ가 5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부산, 대구 등 지방에서 분양한 주상복합도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인기 주상복합 아파트의 경우 막대한 프리미엄도 붙어 도곡동 타워팰리스 1차는 매매가가 분양가의 2배 이상으로 오른 가구가 속출했으며 롯데캐슬 골드도 일부 평형이 1억원이 넘는 프리미엄이 붙었다.

하지만 이러한 주상복합 아파트의 인기가 내년에도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상당수 전문가들이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하반기들어 수십대 1, 수백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주상복합의 경우 청약자의 80% 이상이 단기차익을 노린 투자자들로 분석되고 있으며 실제로 일부 주상복합은 미계약 사태를 빚기도 했다.

또 지난해 832가구, 올해 3천186가구에 이어 내년 1만961가구, 2004년 1만1천21가구로 늘어나는 입주물량을 모두 소화해낼 실수요자들이 있을지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황용천 해밀컨설팅 사장은 "주상복합아파트는 아직 투가가치가 검증되지 않은 상품으로 앞으로 실수요자들이 입주하게 되면 입지조건과 주거환경, 단지규모 등에 따라 주상복합의 차별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토지시장 최대 호황 = 외환위기 이후 극심한 침체상태에 빠졌었던 토지시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이더니 올들어서는 본격적인 상승세를 탔다.

한국토지공사의 조사에 따르면 올들어 3.4분기까지 전국 땅값 상승률은 6.5%로 1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반적인 부동산경기가 호황 국면에 접어든데다 대규모 택지개발사업 및 그린벨트 해제, 남북경협, 도로 신설.확장, 강북재개발 등 개발 호재가 많아 땅값 상승은 더욱 탄력을 받았다.

특히 1.4분기(1.8%), 2.4분기(1.3%)의 상승률 합계보다 3.4분기(3.3%)의 상승률이 더 커 아파트, 주상복합, 오피스텔 등 다른 상품에 비해 부동산 경기를 뒤늦게 타는 토지상품의 특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강남의 땅값 상승률이 최고치를 나타내 16.43% 올랐으며 다음으로 송파구(16.36%), 고양시 덕양구(15%), 서초구(14.6%) 등이 뒤를 이어 토지시장에서도 강남 지역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서울 및 수도권에서는 그린벨트 해제가 예정된 인근지역, 신도시 개발이 거론되는 판교와 성남 인근, 김포, 파주, 동탄 등 택지개발지구 주변 등이 올들어 땅값 상승세를 주도했던 지역으로 꼽힌다.

주5일 근무제 실시를 앞두고 고급 민박시설인 펜션 등이 인기를 끌면서 경기 홍천과 가평, 충청도의 안면도와 제천, 강원도의 용평, 문막, 분내, 평창 등의 준농림지 가격도 오름세를 탔다.

하지만 땅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자 정부가 수도권 전체 면적의 83%에 해당하는 땅을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묶으면서 최근 들어서는 거래가 뜸해지며 토지시장의 소강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의 김현아 박사는 "금리와 경기여건, 개발호재 때문에 올들어 땅값이 많이 오른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금리가 올라가고 경기가 둔화되는 내년에 는 땅값 상승세가 다소 주춤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상가 '묻지마 투자'-오피스텔 '찬바람' = 상가 분양시장은 상가투자자들이 수익성을 철저히 따지지 않고 시장에 몰려들어 '묻지마 투자'에 대한 경고가 이어질 만큼 과열된 분위기를 보였다.

아파트 단지내상가는 예정낙찰가의 150%가 넘는 가격에 낙찰받으면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것이 정설이지만 입찰경쟁이 붙으면서 수도권 아파트의 경우 예정 낙찰가의 200%, 300%에 낙찰받기 일쑤였다.

최근 분양한 경기 화성군 향남면 주공아파트 단지내 상가의 경우 투자자들이 몰려 경쟁률이 23대 1을 나타냈으며 최고 낙찰가가 입찰예정가의 4배에 달하기도 했다.

동대문 상가의 성공신화에 자극받은 투자자들이 몰리며 전국 곳곳에서 테마쇼핑 분양도 활기를 띠었으며 최근에는 한방, 자동차, 의료, 어린이 등 테마별로 특화된 전문쇼핑몰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상가 분양시장의 이러한 과열된 분위기가 이어질지에 대해 일부 전문가 들은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올들어 분양했거나 분양하고 있는 상가수가 단지내상가, 근린상가, 테마상가, 주상복합상가 등을 모두 합쳐 600곳, 9만4천여개에 이른다는 것은 상가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를 낳은 근거이다.

오피스텔 시장은 공급과잉의 우려가 현실화된 시장이다.

올해 분양된 오피스텔은 총 10만4천999실로 지난해 4만3천732실의 2.4배로 늘어났으며 공급과잉의 대표적인 지역인 일산에서는 시세가 분양가에 미치지 못하는 오피스텔도 나오고 있다.

더욱이 시장의 수급상황을 실질적으로 좌우하는 입주량은 수도권지역에서 지난해 7천실, 올해 1만8천여실에서 내년 4만6천여실, 2004년 7만실로 늘어나 공급 과잉의 우려를 더욱 깊게 하고 있다.

부동산114의 김희선 상무는 "오피스텔이나 상가 모두 내년에는 입주.입점 물량이 대폭 늘어나면서 오피스텔의 경우 실수요자 부족으로 인한 공실 증가, 상가는 경쟁점포 과잉으로 인한 수익률 하락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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