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진출하는 한국자수 |정영양씨 개인전 뉴요크서 성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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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국의 자수연구가 정영양씨(31)의 동양자수전이「뉴오크」시내「렉싱턴·애비누」73가에 있는「아반티」화랑에서 열려 많은 미국인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일 시작 13일까지 열린 이 전시회에는『잉어』『무궁화』등 5천5백「달러」나 나가는 열폭짜리 병풍을 비롯, 모두 32점의 작품이 출품되었다. 현대미술의 경향을 따라 자수도 점점 추상의 경향을 띠기 시작하지만 자신은 동양의 전통적인 구상을 철저히 따른다는 정여사는 미국인들은 아직 한국자수의 화면뒤에 숨은 작품행위의 어려움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미국자수는 우리처럼 가는「실크」를 쓰는 일이 없고 대개 굵은 털실을 쓰니까 시간이 크게 절약돼요. 여기있는 이 열폭짜리「잉어」를 완성하는데 하루 4시간씩 3년이 걸렸는데 서양사람들이야 상상인들 하겠어요?』 66년에 작품『잉어』를 시작할 때 광나루에서「목델」로 사들인 잉어만 30마리가 넘는다고.
14세에 자수를 시작한 정여사는 66년 성균관대학 경영대학원을 졸업하면서 국제자수학원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해외진출에 착수했다. 67년∼70년「캐나다」·일본·「이집트」·미국 등지에서 10회의 전시회를 갖기도 한 여사는 특히 지난해「몰티모」자수전에선 33점의 작품이 팔릴 정도의 성공을 거두었다.
여사는 지금 미국인의 취향을 연구키 위해「뉴요크」대학에서 미술공부를 하는 한편 한미 두나라 사이의 자수교환을 주선하고 시장조사를 하느라고 분주하다. 뿐만아니라 가까운 「뉴저지」의 어느 시장「클럽」에 매주 두번씩 나가서 동양자수에 관한 강의까지 맡고있다.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동안 NBC「텔리비젼」서는 밤11시의『화제의 인물』「프로」에 정여사를 출연시켜 작품『잉어』『무궁화』를 소개하고 미국의 시청자들에게 한국자수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강의하여 큰 인기를 모았다.

<뉴요크=김영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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