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vs 손학규 빅매치 무산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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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청원 대 손학규’ 매치가 무산됐다.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이 오는 30일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하면서다.

 손 고문은 7일 김한길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김 대표가 당의 총의(總意)를 모아 두 번이나 전달해주는 수고를 해준 데 대해 감사하고 송구스럽지만, 대선 패배로 정권을 내 준 죄인으로서 지금이 나설 계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재확인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아침에 민주당 초선 의원 35명이 손 고문의 출마를 청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며 다시 설득했지만 손 고문은 “이게 제 확고한 최종 입장”이라고 통보했다.

 앞서 김용익 의원 등 35명은 “손 고문 개인에겐 가혹한 일이겠으나 엄중한 시국상황에 응답해 주시기 바란다”면서 출마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했었다. 하지만 손 고문의 결론은 ‘노(No)’였다.

 손 고문은 재·보궐 선거와 인연이 깊다. 1993년 광명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했고, 2011년엔 야당 불모지였던 성남 분당을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시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반면 2009년 4월엔 수원 장안 재선거에 거당적인 출마요구를 받았으나 “대선 패배에 대한 반성의 시간이 끝나지 않았다”면서 뿌리친 경험이 있다. 이번에 네 번째 보궐선거 출전 요청도 그때와 비슷한 논리로 거절했다.

 손 고문과 가까운 민주당 의원은 “분당은 대선의 압축판이라는 상징성이 있었지만, 화성은 그런 정치적 의미가 없다”며 “연고도 없는 새누리당 강세지역에 박근혜 정권 초반에 조기 등판하는 게 위험부담은 크면서 실익은 별로 없다고 본 듯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공천심사위원회를 열어 화성갑 후보로 오일용 현 지역위원장을 공천했다.

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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