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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통령 있는 곳 볼 수 있어 영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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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경절 연휴(1~7일)를 맞아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들이 3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성룡 기자]

3일 오후 청와대 본관이 보이는 청와대 앞길. 안내 깃발을 든 가이드를 따라 걸으며 10~20명 단위의 요우커(중국인 관광객)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고 있었다. 관광객 사이에선 간혹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식 발음인 ‘피아오 진후이’라는 말도 들렸다.

 청와대 앞길은 1996년 일반에게 개방된 이후 외국인들의 ‘관광 메카’가 됐다. 지난해 청와대 관광센터인 ‘사랑채’를 방문한 관광객은 100만 명에 달한다. 하루 평균 3000명이 청와대를 찾은 셈이다. 이 중 80~90%가 중국인으로 추산된다. 이곳 경비를 담당하는 한 경찰은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을 맞아 최근 하루 6000~8000명이 청와대를 찾고 있다”며 “관광객 응대 업무를 위해 중국어를 배우는 경찰도 있다”고 전했다. 국경절은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된 10월 1일을 기념해 중국 정부가 지정한 국경일로 1일부터 7일까지 휴일로 지정됐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여행가이드는 “청와대는 경복궁과 연계해 중국인 관광 패키지에 대부분 들어 있는 관광 명소”라며 “특히 청와대가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청와대에 중국인이 몰리는 가장 큰 이유는 입장료를 받지 않는 데다 인근 한옥투어도 함께 무료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인 관광객용 버스를 운전하는 한 기사는 “40만~60만원의 초저가 패키지 관광이 많다 보니 청와대와 남산 한옥마을 등 무료시설을 주로 이용한다”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 이후 박 대통령의 후광효과도 누리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중국 순방 이후 중국인들 사이에 박 대통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한몫하고 있다. 한 가이드는 “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 이후 나이가 있는 분 중 상당수는 박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란 사실까지 알 정도로 관심이 높다”며 “대통령을 직접 볼 수 없어 아쉽다는 사람이 많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던 쉬웨이(42)는 기자에게 “중국에선 주석궁을 멀리서밖에 볼 수 없는데 청와대는 바로 앞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자신감을 느꼈다”며 “국제적 파워가 있는 한국 대통령이 있는 곳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걸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 관광객인 쉬라이(26·여)는 “박근혜 대통령을 아는가”라는 질문에 “예스(yes)”라고 답했다. 그는 “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통해 중국인들도 박 대통령에 대해 많이 알게 됐다”며 “같은 여자로서 한국의 여성 대통령이 잘되기를 바란다는 응원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 자체가 좋은 관광 콘텐트다. 사랑채 등을 무료 개방하는 것은 국가와 문화에 대한 홍보효과가 크다 ”고 말했다.

 ◆관광진흥방안 곧 발표=정부는 조만간 관광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국정과제에 대한 구체안을 2차 관광진흥확대회의에서 발표할 계획이다. 지난 7월 1차 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관광을 신성장 동력으로 만들라”고 지시한 데 대한 후속 조치다.

글=강태화·정원엽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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