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에 대통령후보 우후죽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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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8백만「달러」의 빚을 걸머지고 있는 민주당이지만 72년의 대통령 선거 때 자금걱정은 안 해도 좋을 것 같다. 벌써 예닐곱 명의 상원의원들이 제가끔 출마를 하겠다고 「워싱턴」에 사무실을 차린다, 외유를 떠난다 야단인데 돈 없어 큰일났다는 소리는 안 들리니 말이다.
대체 그 돈줄이 어디냐. 당사자들이 입을 다무니 알 도리는 없지만 호주머니사정이 가장 『춥다』는 「맥거번」의원까지 1백만「달러」를 끌어 모았다는 걸 보면 「인심 좋은 독지가」가 1분에 한명 꼴로 태어나나보다는 말도 전연 헛소리는 아닐 듯. 추측으로는 돈 깨나 가진 반전단체·사업가·마음씨 후한 자유주의 재산가들이, 과거 「닉슨」을 도와줬던 「돈줄」들하고 인심쓰기 경쟁이라도 하는게 아니냐는 것.
어쨌든 「닉슨」의 최 강적들은 상원에서 나오게 돼있고, 그 싸움은 전의 「케네디」-「닉슨」 싸움을 가열시킨 이전구투가 될 것이다.
민주당 쪽 도전자들의 면면을 훑어본다면 우선 지난 17일 지명전출마를 선언한 선발주자 「조지·맥거번」상원의원, 민주당의 좌파를 대변하는 전「케네디」측근이자 맹렬한 반전론자.
그러나 가장 유력한 중량급으론 역시 「에드먼드·머스키」상원의원. 이미「갤럽」조사의 「랭킹·톱」을 달리면서 목하 「카이로」·「본」·「모스크바」순방 길에서 「이미지」부각에 맹위를 떨치는 터다.
그밖에도 벌써 「워싱턴」에 「미니」사무실을 차리고 「애그뉴」한테 서리맞은 「구델」전 의원의 비서를 「스카우트」한 「해럴드·휴」상원의원, 「버치·베이」「윌리엄·프록스·마이어」「프레드·해리스」「헨리·잭슨」「윈터·먼데일」상원의원과 「램지·클라크」전 법무 등 변경의 군웅들이 할거하고 있다.
구설수로 『망신살』이 뻗친 「에드워드·케네디」의원의 참모들도 「일단유사시」엔 선거체제로 둔갑할 만반의 준비가 다돼있다는 것이고 「험프리」전부통령도 조만간 칼을 뽑아 지금 같은 당내전국시대를 천하 통일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진단이다.
한편 「닉슨」진영의 병법은 무엇인가. 「닉슨」대통령은 「애그뉴」부통령을 앞세워 사회복지 법을 입안, 「호전파보수」로서의 「애그뉴·이미지」를 청산시키고 상원에서의 「닉슨」의 입「로버트·돌」의원의 「버릇」도 『좀 얌전하게』바꾸도록 해서 또 한번 「뉴·닉슨」의 냄새를 풍길 계략인 것 같다. 허나 변신술의 「챔피언」「닉슨」의 솜씨가 이번에도 약효를 낼는지는 미지수. 더러는 민주당 출신으로 재무장관에 발탁된 「코널리」씨를 「러닝·메이트」로 해서 「애그뉴」대신 양당의 남부 표와 온건파 공화당원을 한데 묶거나 전「대통령 고문」「모이니핸」같은 지식인을 발탁해 강·온파를 다같이 흡수하려 할지도 모른다고 점들을 친다.
그렇다면 민주당 쪽도 과거 「험프리」씨가 구상했던 식으로 「머스키」-「록펠러」「팀」을 짜서 범중도파와 자유주의파를 몽땅 끌어 모을 꿈을 안 꾸랄 법은 없다. <유근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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