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데이터로 본 강남] 잠실 재건축아파트 단지에 편의점 별로 없는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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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한 달 동안 2호선 신천역에서 지하철을 탄 인원은 82만600명이다. 이 역에서 내린 사람은 78만7400명에 달한다. 2호선 시청역보다 많은 수다. 신천역이 강남의 대표 역세권으로 꼽히는 이유다.

 신천역 일대 상권은 잠실운동장과 잠실역을 잇는 올림픽로를 사이에 두고 전혀 다른 특성을 보인다. 한강 쪽으로는 잠실 엘스·리센츠 등 대규모 재건축 아파트 단지가 빼곡히 들어차 있다. 반면 신천역 남서부 쪽으로는 식당·주점 등 먹자골목과 프랜차이즈 브랜드, 유흥업소 등이 밀집한 상가 거리가 펼쳐져 있다.

 현대카드가 지난해 7월부터 1년 동안 신천역 상권에서 회원 2만1186명이 지출한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두 곳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엘스·리센츠 두 단지 상가에서 이용자가 많은 업종은 음식점(30.1%), 과일·채소가게(22.3%), 카페(14.8%), 미용실 등 뷰티(9.6%) 등의 순이었다. 이와 달리 먹자골목과 상가 거리에선 음식점(33.1%)에 이어 편의점(18.8%), 주점(11.8%), 패밀리레스토랑(11.2%) 등의 분포를 보였다.

 엘스 주민 이모(36)씨는 “두 단지만 1만 세대가 넘기 때문에 아파트 단지 내에 기업형 수퍼마켓과 마트 여러 개가 자리잡고 있다”며 “다른 지역 아파트 상가와 달리 편의점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연령별 차이도 있었다. 상가 거리 이용객은 30대가 40.4%로 가장 많았다. 20대(25.1%), 40대(21.7%)가 뒤를 이었다. 하지만 아파트 지역은 40대(44%)가 30대(39.7%)보다 많았다. 현대카드 나유진 고객전략팀장은 “신천역 인근 카페와 유흥업종은 20대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반면 학원·병원·애완동물 관련 업종 등에서는 자녀를 둔 40대가 가장 많이 지갑을 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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