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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신령의 세계, 시원하게 펼쳐 보인 판타지 개막작 '만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8면

시퍼런 낫 위에 맨발로 오르면 내 곁엔 구름과 새와 나무뿐 …

1931년, 김금화는 황해도의 빈농 집안에 둘째 딸로 태어난다. 김금화는 다음에 나올 아들이 넘보고 있다는 뜻으로 ‘넘세’라 불린다. 이웃의 운명을 예언하고, 시퍼런 낫 위에 맨발로 올라타는 어린 금화에게 친구는 구름과 새와 나무뿐이다. 한국전쟁이 터지기 두 해 전에 김금화는 외할머니로부터 내림굿을 받는다. 김금화는 전쟁의 와중에서 간신히 살아남지만, 피난 온 남쪽에서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미신 타파를 내세운 ‘새마을운동’이었다. 80년대 중반 무형문화재에 오르기까지 김금화는 이승과 저승, 남과 북, 신과 인간 사이에서 ‘한국 현대의 미신성’을 증언한다. ‘만신’은 실향민 여성가장의 삶을 재연한 드라마이자, 굿의 천재를 묘사하는 다큐멘터리이며, 한국 신령의 세계를 시원하게 펼쳐 보이는 판타지이다.

전쟁·분단의 아픔 무속으로 어루만지는 치유의 영화
맹수진 프로그래머

올해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의 역점 사업은 DMZ프로젝트마켓(DMZ Project Market)이다. 다큐멘터리 제작의 활성화와 다양한 산업적 활로 모색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기존의 제작 지원 부분을 특화, 재정비하는 한편 다큐멘터리 마켓으로의 장기적인 비전을 그리기 위해 DMZ프로젝트마켓을 신설했다. DMZ프로젝트마켓은 크게 DMZ Docs 프로젝트, DMZ Docs 세미나, DMZ Docs 제작 프로젝트, DMZ 제작 프로젝트 특별전 등으로 나뉜다. 이중에서 메인 프로그램인 DMZ Docs 프로젝트는 크게 국내와 해외로 나눠서 제작을 지원한다.

 DMZ프로젝트마켓의 중점 사업 중 하나인 DMZ제작프로젝트는 아시아 출신의 거장 감독을 선정해 제작을 진행하고 완성된 작품을 차년도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올해는 필리핀 출신의 거장 라브 디아즈와 일본 나라영화제 집행위원장인 가와세 나오미가 참여하는데, 두 감독의 완성작은 2014년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될 예정이다.

또한 올해는 국내의 다양한 다큐멘터리 프로젝트를 공개 피칭의 형태로 영화 관계자들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피칭 결과 선정된 DMZ프로젝트마켓 제작 지원 작품들은 제작 기회와 함께 다양한 투자와 배급의 가능성까지 확보할 수 있다. 또 사전 프로젝트 멘토링(신진 제작 지원의 경우)과 피칭 관련 교육이 이뤄지고, 마켓 기간 중 다양한 비즈니스 미팅 지원, 연결 및 다큐멘터리 제작과 산업 전반에 관련된 오픈 토크를 통해 국내외 다큐멘터리 제작 환경 정보를 공유하고, 다양한 배급 루트를 소개하고자 한다. DMZ프로젝트마켓은 다양한 국내외 펀드와의 교류, 그리고 워크숍, 궁극적으로 프로젝트의 시장화라는 장기적 비전 하에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자 한다.

박찬경 감독

미술가이자 영화감독. 그는 냉전, 한국의 전통 종교 문화, ‘미디어 중심의 기억’, ‘역사의 재구성’ 등을 주제로 다룬다. 주요 영상 작업으로는 ‘세트’(2000), ‘파워 통로’(2004), ‘비행’(2005), ‘신도안’(2008), ‘광명천지’(2010), ‘다시 태어나고 싶어요, 안양에’(2011), ‘파란만장’(2011, 박찬욱 공동 감독), ‘청출어람’(2012, 박찬욱 공동 감독) 등이 있으며 광주 비엔날레, 암스테르담의 드 아펠 아트센터, 로스앤젤레스의 레드캣 갤러리, 프랑크푸르트의 쿤스트페어라인, 서울의 아틀리에 에르메스 등 여러 곳에서 작품이 소개된 바 있다. 에르메스 코리아 미술상(2004), 베를린국제영화제 단편영화부문 황금곰상(2011), 전주국제영화제 한국장편경쟁부문 대상(2011) 등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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