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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운용사 약진 … 트러스톤 3조 운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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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대형 자산운용사의 굴욕’.

 국민연금이 이날 공개한 운용사별 위임 규모에서는 중소형 운용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국내 주식 투자에서 국민연금 돈을 가장 많이 굴리고 있는 곳은 트러스톤자산운용과 알리안츠운용인 것으로 나타났다. 총 3조원 규모다. 트러스톤은 전체 운용 규모가 국내 17위권인 중소형 업체지만 안정적 운용 능력을 인정받아 외국의 대형 국부펀드들도 속속 돈을 맡기고 있는 곳이다. 다음으로는 마이다스에셋(2조5540억원)과 코스모투자자문(2조4530억원)이 뒤를 이었다.

 이는 ‘계급장 떼고 수익률로만 평가받은 결과’라는 게 자산업계 평가다. 국민연금은 매년 두 차례에 걸쳐 위탁운용사를 공개 모집하는데 수익률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올해 상반기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형 위탁운용사 모집 과정에서 공개한 평가 기준을 보면 100점 만점에 운용 성과 점수가 22점이나 된다. 국민연금이 미국투자관리연구협회(AIMR)가 정하는 국제투자성과기준(GIPS)을 중요하게 본다는 점도 이유다. 이 기준은 개별 펀드의 수익률이 아니라 유형별 펀드 운용 성과를 평가한다. 펀드별로 수익률 편차가 큰 운용사보다 고르게 수익을 올린 운용사가 유리하다. 트러스톤 관계자는 “GIPS 분류 8개 유형 중 3개 유형의 펀드를 운용하는데 지난 9년간 3개 유형 모두 시장의 평균수익률보다 높은 성과를 거뒀다”며 “이런 점 등이 국민연금 자금 위탁에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형사들도 할 말은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은 상대적으로 개인 판매 채널이 부족하다 보니 국민연금 등 기금 자금 위탁 운용에 힘을 집중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채권형에서는 대형사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채권시장이 주식에 비해 거래 규모가 큰 데서 기인한 결과다.

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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