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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진표 작성은 집에서 꼼꼼히 … 구강검진 별도로 받을 수 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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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일정한 월령의 영·유아 가족에게 건강검진을 받으라는 안내장을 발송한다. 부모는 영·유아 건강검진이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 중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인터넷 육아 카페에는 제도와 검진 기관에 대한 불만의 글이 넘쳐나고 있다. 병원을 못 찾아서, 또 몇 번 받아보았는데 성의 없는 검사에 실망해서 더 이상 받지 않았다는 엄마들이 많다. 특히 맞벌이 부부는 주말에 검진하는 기관을 찾기 힘들어 검진을 포기한다. 하지만 실망하기 전에 영·유아 건강검진의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고, 잘 활용하는 법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영·유아 건강검진에 대한 궁금증과 검진 요령을 알아봤다.

Q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는 왜 안 하나?

A 영·유아 건강검진은 문제가 의심되는 영·유아를 선별해 좀 더 정밀한 검사를 받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부모가 작성한 문진표와 K-ASQ평가지, 의사의 진료를 중심으로 검진한다. 의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소변·혈액검사는 권하지 않는다. 영·유아 시기에는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희박하다. 이 시기의 주요 사망 원인인 운수사고·익수사고·추락사고 등 안전사고에 대한 예방 차원의 육아 지도를 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 미국·캐나다·영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증상 없는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소변·혈액검사는 권하지 않는다.

Q 검진 시기를 놓치면 받을 수 없나?

A 1차부터 7차까지 정해진 검진 기간이 있다. 예를 들어 1차 검진 시기는 생후 4~6개월, 2차 검진 시기는 생후 9~12개월이다. 이때 1차 시기를 놓치고 7~8개월일 때 검진기관을 찾으면 검진을 받을 수 없다. 꼭 받고 싶다면 비용을 지불하고 받을 순 있다. 검진 기간 안에 받아야 무료 혜택을 받는다. 또 시기를 지나 검진을 받으면 문진표와 K-ASQ 평가지의 기준이 아이 연령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정확한 검사를 기대할 수 없다. 정확한 시기에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예방접종 시기와 맞물리므로 함께 받으면 좋다.

Q 구강검진만 받을 수 있나?

A 일반 건강검진을 받지 않아도 구강검진만 별도로 받을 수 있다. 영·유아 구강검진은 3차(생후 18~29개월), 5차(42~53개월), 6차(54~65개월), 총 3회 시행된다. 구강검진은 구강검진기관(검진기관으로 지정받은 치과병·의원)에서 받을 수 있다. 많은 아이에게 치아우식증(충치)이 나타나는데 이는 잘못된 수유 습관이나 구강 관리 소홀 등 생활 습관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구강검진을 받기 전에 ▶다른 치아보다 유난히 뿌옇고 분필같이 불투명하게 보이는 부분이 있는지 ▶아이의 치아에 갈색 혹은 검은색으로 썩은 부분이 있는지 ▶아이의 치아에 하얀 때(음식 찌꺼기·플라크)가 있는지 확인하고 검진을 받으면 아이의 구강 상태는 물론 자세한 구강 위생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구강검진은 건강검진과 시기가 다르므로 미리 확인해야 한다.

Q 영·유아 건강검진을 잘 받으려면?

A 문진표와 K-ASQ평가지를 미리 받아 집에서 작성한다. 특히 K-ASQ 평가지는 평가 항목이 많고, 평소에 엄마가 잘 살피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질문이 많다. 그리기·가위질·뜀뛰기 등 아이에게 시켜본 후 답을 작성하는 질문도 있다. 이런 평가지를 병원에서 작성하려면 갑자기 생각나지 않거나 시간을 끌 수 있다. 여유 있게 작성해야 정확한 답을 기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집에서 작성한 후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평소 궁금했던 사항을 적어 간다. 영·유아 건강검진은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의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증상이 있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평소 궁금했던 점이나 의심스러운 증상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질문하는 것이 필요하다. ▶양육자가 반드시 함께 간다. 영·유아 건강검진은 평소 아이의 생활과 발달 사항을 의사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검진 날짜를 예약한 후 방문해야 검진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Q 검진 시기별 체크해야 할 것은?

A 1차 검진(생후 4~6개월) 때는 모유나 분유 수유 여부, 수유 횟수·시간·양, 밤중 수유 여부를 확인해 검진을 받는다. 이유식 시작 시기와 현재 섭취량도 상담 시 알려야 한다. 2차 검진(9~12개월) 시기는 모유 수유를 하면서 고기를 잘 먹지 않으면 철분결핍성빈혈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때다. 빈혈에 대한 평가도 검진에서 이뤄지므로 이유식 횟수, 고기·채소·과일의 하루 섭취량을 점검한 후 검진을 받는다. 3차 검진(18~24개월) 시기에는 발달장애·자폐증 진단에 중요한 단서가 되는 행동을 할 수 있으므로 면밀히 살핀 후 검진을 받는다. 또래에 비해 말이 느리진 않은지, 혼자 서고 걷는 것이 수월한지 살펴본다. 만 18개월까지 엄마·아빠 등 간단한 말도 못하고 눈을 마주치지 않는 아이, 불러도 대답이 없고 걷지 못하는 아이는 발달장애를 의심해야 한다. 4~7차 검진(3~6세) 시기에는 아이가 과자나 아이스크림 등 간식의 달콤한 맛을 알게 되면서 밥보다 간식을 더 좋아한다. 또 스스로 먹는 양을 조절하는 것이 어려워 배가 부를 때까지 간식을 먹는 경우도 많다. 편식 여부와 영양 과잉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신도희 기자

도움말: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정희정 전문의, 서울대치과병원 소아치과 현홍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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