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동병상련 두 총무 물러서자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신민당은 선거법의 개표 조항에서 조금 후퇴 해 서라도 다른 조항에서 얻는 실리가 클 것인지, 아니면 협상이 깨지더라도 강경 노선을 견지해서 얻는 정치적 명분이 클 것인지를 저울질하고 있는데…. 강경책을 써서 선거법을 포기하고 원내에서 여당과 충돌하는 것 이득 이 많을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은 듯.
한편 여야당의 집안 공기가 좀처럼 누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김진만·정해영 두 총무는 3일 만나 『당내에서 욕만 먹고 있는 우리 형편에 이 이상 더 협상을 계속 할 의욕도 없으니 차라리 물러서자』고 동병상련의 심경을 토로했다. 중진 회담을 다시 열자는 얘기가 오 갔으나 서로 뾰족한 수가 없는 탓인지 4일 정 총무는 숫제 집에 누워 두문불출.
모든 공화당 의원들이 협상 선거법 처리 문제 때문에 3일 하오 청와대·정부 여당 연석 회의를 주시했지만 이 회의에선 선거법 문제가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협상 선거법에 공세를 취하는 측이나 협상을 주도한 측이나 모두 이 문제를 박 대통령 앞에서 떠들기를 꺼렸기 때문에 당 간부 가운데는 연석 회의를 연기했으면 하는 희망을 청와대 비서실에 얘기한 사람도 있다.
연석 회의에서 지침이 전해지지 않았기 때문인지 4일 열린 의원 총회는 선거법 개정안의 내용과 과정에 대한 의원들의 불만이 백가쟁의.
유진산 당수와 김대중 후보에게 인선이 맡겨진 신민당 선거대책위 구성은 여야간의 선거법 개정안 문제 때문에 뒤로 밀려나 자꾸 늦어지고 있다.
유 당수와 김 후보는 최근 여러 차례 만났으나 인선에 대해서는 아직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는데 그것은 대책위 구성으로 당수를 제외한 모든 당 기구의 기능이 정지되기 때문에 이로 인한 원내 대책의 차질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편 당내 각파에서는 선거대책위의 인선에 관한 당수·후보의 의중을 알아보기 위해 탐색전을 벌이고 있다.
본부장에는 비주류의 정일형 고문과 홍익표 정무회의 부의장이 유력하다고.
정부는 연말을 앞두고 공무원이 선물을 교환하는 등 허례 허식을 삼가도록 특별 지시를 내렸다.
정일권 국무총리가 이미 총리 훈령을 통해 지시한대 이어 신범식 문공부장관도 4일 아침 문공부 월례 조회에서 『요즘 공무원들이 타성에 빠져 창의성을 발휘하는데 게을리 하는 감이 있다』면서 『특히 민원 서류 처리에 있어 자기 또는 집행자 위주로 생각지 말라』고 당부.
신 장관은 또 『공무원 봉급이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올려다 보고 살지 말고 더 어려운 사람들을 생각하여 자기 위치에 만족하면서 공복으로서의 사명을 다하라』고 1시간이나 훈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