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설득에 진땀빼는 후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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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박정희 대통령은 23일 하오 김진만 공화당원내총무로부터 선거법협상결과에 대한 보고를 듣고 『선거법을 그렇게 고쳐 선거가 조용하고 말썽없이 잘 치러진다면 다행』이라고 했다.
박대통령은 『1년동안 끌어 온 협상을 승강이 끝에 매듭 짓느라고 정말 애먹었읍니다』는 김총무의 말을 듣고 『수고했다』고 치하.
김총무는 정일권 국무총리에게도 전화로 『협상이 잘 끝나 예산안은 법정기일까지 통과시키겠다』고 보고했는데 협상타결로 인한 해빙「무드」속에서 신민당의 요구대로 한 명의 예결위원도 양보해서 김창근의원 대신 신민당의 박병배의원을 예결위원에 넣기로 했다.
신민당 비주류의 전당대회개최요구를 철회하게 하려는 주류의 설득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듯.
비주류는 각 파별로 소집요구서에 서명한 문서를 갖고 있는데 중복된 것도 많지만 9백명 대의원중 6백명을 넘는다고 장담.
비주류는 이철승씨가 오는25일 김대중후보를 만나 소집요구서 제출을 사전에 통고해 주기로 했는데 주류의 고흥문 사무총장은 『시민회관은 12월27일 이외에는 날짜도 없고 후보가 설득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하는 눈치.
한편 23일 낮 김후보는 이철승씨와 점심을 함께 했는데 이씨가 『11월 대회를 연다는 약속아래 당신에게 표를 몰아 준 것인데 이번 문제에서 처음부터 당수와 상의하고 우리에게는 듣기 어려운 말을 일방적으로 해오지 않았느냐』고 항변하자 김후보는 『사전상의를 안한 것 이 그렇게 심각한 말썽이 될 줄은 몰랐다』면서 표정이 굳어지더라고.
9인 중진회담결과를 보고 받은 24일의 공화당의원총회는 회담대표들이 걱정하던 것보다는 불만이 많지 않았다.
의원들은 주로 선거후유증방지를 위한 선거소송의 남발과 주민등록증 대조 때문에 투표를 못하는 사태가 있지 않을까를 걱정했는데 ,이상희 유범수의원 등은 소송이 많아질 것 같으니 소송을 제기했다가 무죄로 판결되면 고발자가 자동적으로 무고죄로 기소되는 제도를 집어넣으라고까지.
또 김두현의원은 정부업적의 찬양 또는 비방광고금지는 법조문에 출판물이란 것으로 구체적으로 표현하지 않으면 일체 선거운동을 못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 했고, 많은 의원들이 정당추천 선관위원의 수시 교체와 투표함 개함 절차 때문에 투·개표가 상당히 늦어질 것을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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