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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 명 입맛 선점하자 … 제빵업계, 중국 공략 잰걸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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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16일 중국 정저우에 문을 연 뚜레주르 매장. CJ푸드빌은 중국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사진 CJ푸드빌]

‘13억5000만 인구가 매년 10%씩 더 소비하는 상품, 그러나 전국적인 브랜드는 없는 상품’.

 중국 베이커리산업의 특징은 이 두 가지로 요약된다. 이런 중국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한국 제빵업체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CJ푸드빌의 뚜레주르는 중국 허난(河南)성의 성도 정저우(鄭州)에 마스터프랜차이즈(MF) 형태로 지역 3호점의 문을 열었다고 23일 밝혔다. MF는 해당 지역 파트너사에 사업권을 위임하되 품질과 서비스는 본사가 관리하는 방식이다. 직접 매장을 운영하지 않고 로열티를 받기 때문에 직접투자에 비해 위험이 낮다. CJ푸드빌은 올 1월 중국 쓰촨(四川)성의 한 기업과 MF 계약을 맺은 이후 허난·산시(山西)성에 이어 지난달엔 푸젠(福建)성에도 진출하는 등 중국 사업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 19개였던 중국 내 뚜레주르 매장 수는 현재 34개로 9개월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뚜레주르가 직접 진출한 베이징·톈진·상하이·웨이하이·쑤저우 등 5개 도시를 포함하면 국내 베이커리업체 가운데 중국 내 가장 많은 지역에 진출했다”며 “급속히 성장하는 중국 제빵시장에서 전국 브랜드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뚜레주르는 2017년까지 중국 내 매장을 1600개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중소기업 수출지원센터가 지난해 발표한 ‘중국 제빵업 발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1000억 위안을 넘어선 중국 베이커리시장은 올해 13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2011년 160만t에 그쳤던 중국 내 빵 생산량은 2015년에는 600만t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 6월 산시성 MF 체결에 참석한 산시세기산마오식품유한공사 쉐루오웨이 사장은 “앞으로 10년간 중국 제빵산업의 황금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중국 베이커리시장은 전국적인 영향력을 지닌 기업이 없고 지역마다 인기 있는 브랜드가 제각각이다. 제빵업계 한 관계자는 “본사가 품질과 위생을 관리하면서 전국을 무대로 일사불란하게 영업하는 한국식 프랜차이즈 빵집은 중국 내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국내 제빵업체 가운데 중국 사업은 SPC그룹의 파리바게뜨가 가장 먼저 시작했다. 파리바게뜨는 2004년 9월 중국 상하이에 진출한 뒤 현재 베이징·톈진·쑤저우 등에 모두 123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2011년 11월 국내 베이커리업계 최초로 난징(南京)에 진출한 데 이어 지난해 다롄(大連) 등에도 신규 거점을 확대했다. 앞으로 동북 3성과 화서·화남 지역까지 확대해 2015년 500개, 2020년 1000개 매장을 열 계획이다. SPC 관계자는 “파리바게뜨는 대도시의 중심 상권과 고급 주택가를 위주로 공략해 고급 베이커리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파리바게뜨는 중국 내 제빵 관련 시상식의 단골손님이 됐다. 가장 유명한 점포에 시상하는 ‘명성점’ 상을 비롯해 AAA 브랜드, 중국 10대 브랜드, 5성급 브랜드, 베이징 올림픽 공급상, 네티즌 선정 인기 브랜드 상 등을 수상했다.

 국산 외식 프랜차이즈 가운데에는 미스터피자가 공격적으로 중국 매장을 늘리고 있다. 미스터피자는 올 상반기에만 3개의 매장을 추가로 오픈하는 등 모두 27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중국의 대형 유통·부동산기업인 금응그룹과 합자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금응그룹은 상하이와 장쑤성 일대에 28개의 백화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 20개의 백화점을 추가 오픈할 예정이다. 미스터피자는 금응그룹의 유통 인프라를 활용해 중국 전역에 미스터피자 매장 2000개, 커피전문점 마노핀 매장 3000개를 열 계획이다. 미스터피자 관계자는 “가맹 사업에 대한 현지 문의가 늘고 있어 내년 초부터 신설 매장을 잇따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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