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유행중인 채권·채무자공방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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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미국에서는 최근 인플레와 경기후퇴가 겹친데다 조업을 중단하는 공장들이 속출하고 스트라이크까지 겹치자 많은 가정이 월부금 등 각종 지불행위를 제때에 하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있다.
이에 따라 미국사회의 상징과도 같은 「크레디트·시스팀」(신용제도)이 허물어져 가고 있으며 채권자와 채무자사이엔 돈을 제때에 받으려는 각종 수법과 지불기일을 연장하려는 갖은 술책이 맞서 심지어는 소송으로 번지는 일까지 일어나고 있다.
지금 미국에서 유행중인 몇 가지 채무지연책과 맞서는 채권독촉책을 외지에서 간추리면-.
◇우편함이용법=미국의 채권자들은 대개 편지로 채무자에게 상환을 독촉한다. 그런데 여기에 사각이 있다. 채무자가 자기 집 우편함에 배달된 편지를 꼭 열어봐야 한다는 법적 규정은 없다. 따라서 채무자들은 여행가고 없었다는 등의 핑계로 지불을 연기하고 있다.
◇전화위협법=우편으로 안되면 채권자들은 전화로 채무자에 연락, 기일 안에 지불 않으면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위협, 빚을 받아낸다. 그러나 이것도 완전치 못한 것이 좀더 꾀 많은 채무자들은 『언제 어느 법정에 출두해야 할지 우편으로 연락해 달라』고 응수, 앞의 우편함 이용법으로 다시 지불기일을 늦춘다.
◇우편·전화 이중사용법=빚 독촉의 편지를 내고 또 이 사실을 전화로 알리는 법인데 이에 대해서도 재빠른 채무자는 지불수표를 우편으로 보냈다고 거짓말하고 우편물이 혹시 분실됐으면 다시 우편으로 지불수표를 보내겠다고 약속, 지불기일을 늦추어간다.
◇사인 없는 지불수표법=채무자가 지불수표에 사인을 하지 않은 채 채권자에게 발송하는 법인데 미국같이 통신수단이 발달된 곳에서도 약2주간의 지불연장혜택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을 예방하기 위해 채권자들은 사인이 없어도 되는 펀치·카드를 사용하는데 교활한 채무자는 두 곳에 가는 지불 카드를 바꾸어 발송, 지불날짜를 늦춘다.
◇대금일부지불방법=지불통지서를 받고 대금의 일부만을 송금하는 법. 이 방법을 통해 대금완불을 늦출 수 있으나 컴퓨터가 있는 곳에선. 대금완불이 아니라는 사실이 곧 밝혀져 날짜지연의 혜택을 장기간 누릴 수가 없다.
◇파산위협법=채무자가 채권자에게 선수를 써 빚 완불을 독촉하면 파산하는 수밖에 없으며 그렇게 되면 돈을 받을 수 없으니 지불을 기다려 달라고 위협·애원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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