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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해일서 기적의 탈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부산】수십만의 인명을 앗아간 해일이 휩쓴 지난 13, 14일 동파키스탄 치타공 항구에 입항했던 우리 나라, 극동해운소속 화물선 한라호(1만2천t·선장 이정근·44)가 선원 32명과 함께 사지에서 기적적으로 무사히 벗어난 사실이 18일 상오 본사에 보내온 전문에 의해 밝혀졌다.
이날 한라호 선장 이정근씨가 극동해운(중앙동 4가 36)에 보내온 전문에 따르면 한라호는 죽음의 해일이 일었던 지난 13, 14일 치타공 항구에 정박해 있다가 살인적인 폭풍우와 해일이 밀어닥치자 치타공 항구를 빠져 나와 필사적으로 대피 항해, 배와 선원전원이 피해를 보지 않았다고 전해왔다.
선장 이정근씨의 전문에 따르면 한라호가 정박해있던 이날 치타 항공구는 15∼20m의 파도와 시속 240㎞의 강한 태풍으로 항구는 순식간에 물바다가 됐는데 50∼100M거리에 정박 중이던 배들이 순식간에 성난 파도에 휘말려 침몰하는 것을 보고 필사의 탈출을 했다는 것이다.
한라호는 지난 9월9일 부산항을 출항, 일본에서 잡화5천t을 싣고 지난 10월30일 치타공 항구에 들어가 하역 중에 있었는데 13, 14일의 재난에서 탈출, 18일 동파키스탄 칠나항으로 떠난다고 알려온 것이다.
한라호의 기적적인 무사전문을 받은 극동해운부산사무소는 기쁨의 환호 속에 잠겨있다. 이에 앞서 극동해운측은 파키스탄 참변이 난 뒤 지금까지 4일 동안 소식을 몰라 안절부절못하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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