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이배용의 우리 역사 속의 미소

관광 한국 시대, 돌하르방의 미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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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

소박하고 친근하게 다가오는 돌하르방의 미소는 제주도 어느 곳에서나 만날 수 있다. 바로 제주도의 대표 이미지이다. 이제 한국을 찾아오는 관광객이 1000만 명을 넘었고 특히 제주도는 요즘 들어 부쩍 그 수가 증가하고 있다. 이때 우리는 찾아오는 외국인을 더욱 친절하게 따듯한 미소로 맞이해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이 밝게 보이고, 찾아온 손님이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다.

 제주도는 삼다(三多)·삼무(三無)로 유명하다. 돌, 바람, 여자가 많고 도둑, 대문, 거지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생물권보전지역(2002), 세계자연유산(2007), 세계지질공원(2010)으로 등재되었고, 최근에 세계 7대 자연 경관으로도 선정되었다. 제주도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바다로 둘러싸인 천혜의 관광지이다. 하늘과 땅, 산과 바다, 그리고 온갖 세월의 풍파를 이겨낸 휴먼 스토리가 있다.

 현무암으로 만들어진 돌하르방은 마을의 수문장, 수호신, 경계석, 이정표, 나쁜 기운을 물리치는 벽사의 기능, 소망을 비는 주술적 기능까지 함께하고 있다. 벅수, 우석목 등 다양한 명칭이 있으나 1971년 지방민속자료 2호로 정해질 때 어린아이들이 즐겨 부르던 ‘돌하르방’으로 등재되었다. 즉 돌할아버지라는 뜻으로 원형이 47기가 전해지고 있다. 크기와 모양은 지역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반원형의 모자를 쓰고 눈은 둥글게 양각하고 목둘레도 투박하게 돌출하고 있다. 깍지 낀 손을 가지런히 배에 대고 미소를 띤 모습, 또는 왼쪽 가슴에는 오른손을, 오른쪽 가슴에는 왼손을 나란히 얹은 모습으로 공손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서귀포시 소재 ‘돌하르방’. [사진 동국대박물관 정성권]

 세계적으로 국가브랜드 평가 항목에 관광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그 나라를 직접 찾아보았을 때 체험하는 느낌이 이미지 평가에 매우 객관적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제 관광 한국 시대에 진정성을 다하여 흥미로운 고품격 콘텐트를 스토리를 입혀 개발해야 한다. 관광은 경제적 수익성뿐만 아니라 문화를 알리는 첨병이고 우리와 세계가 통하는 가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