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과 순결교육-교육학회 연구발표회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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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순결교육 실시에 대한 논란이 여러 차례 거듭되었고 실제로 교육을 실시하고있는 학교와 가정이 늘어가고는 있으나 최근 실시된 조사결과에는 우리 나라 소녀의 30%이상이 초경에 대한 아무런 예비 지식을 갖지 못한 채 초경을 맞고 있다는 사실이 지난 10월3l일 한국교육학회 제9회 학술연구 발표에서 서울교육대학의 김제한 교수가 연구 보고한데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지난 3월1일∼9월30일에 서울시내 여자 중·고등학교 및 남녀 공학 교육대 여학생 1천6백9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다음과 같은 사항을 발견했다.
초경을 예비지식을 갖고 맞은 사람이 69%, 전혀 모른 채 맞은 수가 31%다. 초경 때 심리적 반응은『무서웠다』『부끄러웠다』가 각각 21%로 상당한 심리적 갈등을 겪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조사대상자 1천6백90명의 초경경험연령은 13년11개월. 학교별로 연령의 차이가 심한데, E여중·고학생은 12년10개월, C여중·고학생들은 14년4개월로 1년6개월의 차이가 있다. 조사자 김 교수는 이러한 초경연령의 차이는 유전·문화·풍습·기후·환경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하고있다.
월경 때의 신체적인 고통은 초경의 심리적 동요가 해소된 후에도 계속되어 59%의 학생이 고통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월경 중에는 수업이나 작업에 장해를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초경의 계절은 과거(과거조사에서는 여름철) 와는 달리 겨울이 40%, 여름이 25%, 다음이 가을 (23%)과 봄 (17%) 이었다.
이상의 조사결과를 보면 여학생의 초경에 관한 지도는 신체적·성적 성숙이 이뤄지기 시작하는 국민학교 시절부터 시작되어야 시기적으로 알맞을 것 같다고 김 교수는 말하고 있다. 초경에 대해 공포나 호기심을 갖지 않도록 지도내용을 구체화하고 처리방법, 정신위생 생리적 변화에 대한 상세한 지도는 중학교 입학에서부터 실시해야할 것이다.
또 초경전후의 증상, 권태감. 두통. 오한, 구토 감이 일어날 때 부모나 교사와 의논할 수 있도록 태세를 갖춤도 중요하며, 월경기간 중의 여성들에게는 특별한 주의를 베풀어. 지나치게 힘든 일,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주는 일은 피해주어야 할 것이라고 조사 자는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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