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화 환자 뒷거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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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시내 일부 병원들이 교통사고 환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다툼에 열을 올리고 있다. 병원들은 관내 교통경찰관들에게 사례금을 주고 환자들을 옮겨 받는다. 환자 1인당 사례금은 3천원에서 5천원, 수술환자의 경우 1만원까지의 사례금이 주어진다. 이 때문에 교통경 관들은 사고지점 가까이에 경찰서 촉탁병원이나 시설이 좋은 종합병원이 있어도 이를 외면하고 사례금을 주는 단골병원에만 환자를 옮겨주고 있어, 시간을 다투어 치료를 받아야 할 응급환자들의 안전치료에 위협까지 주고 있다.
서울 D경찰서 관내의 경우 한달 펑균 1백건의 교통사고를 취급하고 있는데 환자의 약70%가 사고발생지점에 관계없이 특정병원인 S병원과 C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있다.
지난 24일 상오 8시 30분 쯤 서울 종로4가 한일극장 앞「버스」정류장에서 서울영5-36 일반「버스」(운전사 최명성·50)에서 내리던 조덕수 할머니(61·동대문구 청량1동 산1)는 미처 내리기 전에「버스」가 떠나는 바람에 떨어져 왼쪽 손목이 부러지는 등 전치 6주의 중상을 입었다.
현장에 달려간 D경찰서 소속 모 순경은 조씨를 들춰 업고 육교를 건너 동대문서 종로 5가 파출소 옆「택시」정류장까지 가서 「택시」를 잡아타고 3km나 떨어진 S병원으로 데려갔다.
그러나 「택시」타는 곳 바로 앞에 D경찰서 촉탁병원인 욋과전문 반도병원(원장 김옥천)이 있었고 S병원보다 가까운 곳에 서울대 부속병원이나 이대 의대 부속병원이 있었으나 이용하지 않았다.
또 24일 상오 11시 서울 종로 4가 네거리에서 종로쪽으로 달리던 5-204호 일반「버스」(운전사 홍성조·40)가 신호 대기 중이던 대신정기화물 소속 충북영7-1726호「트럭」(운전사 오홍규·50)의 뒤를 들이받아「버스」승객 김신옥씨(42·여·경기도 평택읍 통복리)등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때도 경찰은 환자들을 단골인 S병원으로만 옮겼다.
25일 12시 30분쯤 서울 종로5가 123 「버스」정류장에서 서울영5-2623호 좌석「버스」(운전사 김낙헌·32) 에서 내리던 백행순씨(62·서대문구 북아현동 1의 701)는 미처 내리기도전에 「버스」가 떠나는 바람에 땅에 떨어져 전치 1주의 상처를 입었다.
이때 백씨는 교통순경에 의해 멀리 신설동 모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에 대해 치료비를 부담하는 가해차량의 차주들은 보험금으로 치료할 수 있는 보험회사 지정 병원도 많은데 경찰이 굳이 단골 병원에만 환자를 보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같은 경찰 관내의 단골 병원은 관내에 5개-10개씩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단골 병원이 교통경찰관들에게 3천원∼5천원씩의 사례금을 주고 교통사고 환자들을 끌어 들이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로 알려지고 있다. 경찰은 이에 대해 사고환자를 만난 경우 치료 보증금도 없는 경우가 많아 편의를 잘 봐주는 단골병원에 옮기는 일이 있다고 말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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