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에 그친 역내 문화교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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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오는 25일로써 창립 두 돌을 맞는 「아스팍」(「아시아」·태평양 이사회) 사회문화 「센터」는 사회·문화분야의 협력을 통해 이 지역 국민들간의 우호관계와 상호이해를 증진 시킬 것을 목적으로 활동하는 기관이다. 「아스팍」 이사회가 「아시아」태평양지역 9개 국가를 연결하는 정치적 얽음새라면 사회문화「센터」는 그 분야의 상호협조를 통해 역내 국민간의 협력을 구현하는 보완기구라고 할 수 있겠다.
자유중국에 설립되어 있는 식량 비료기구, 「필리핀」이 계획하고 있는 청년봉사단 등도 그러한 의미에서 같은 기능을 갖는 기구다.
◇연혁과 기능=사회문화「센터」의 설립이 최초로 거론된 것은 66년 6월 서울에서 열린 제1차 「아스팍」각료회의에서 한국과 「타이」의 제의에 의해서였다.
그것이 67년 제2차 「방콕」회의에서 구체적 제안으로 나왔고 제3차 「캔버라」회의에서 합의함에 따라 68년 10월 25일 한국에 설치된 것이다.
◇운영과 자금=9개 회원국 대사로 구성된 집행위원회와 사무국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집행위원회는 예산과 사업계획을 최종 결정하는데 이 경우 결의는 만장일치로 한다. 실무를 전담하고 있는 사무국에는 국장 아래 부국장과 사회·문화·공보·행정을 담당하는 부서가 있다.
임기 3년의 사무국장엔 전 중앙대 교수인 강병규씨가 임명되어 있는데 「호스트·컨트리」 인 한국사람이 국장을 맡는 게 원칙으로 되어 있다. 「센터」의 예산은 회원국의 분담금으로 충당되고 있는데 설립 시 한국은 14만 5천「달러」를 내었고 일본이 6만 2천「달러」를 낸 반면 월남과 「말레이지아」는 3천「달러」를 내놓았다.
예산규모는 69년에 21만 4천「달러」, 70년 18만 4천 5백「달러」인데 그 중 절반은 경상비로 한국이 담당하고 있고 절반쯤을 사업활동 예산으로 쓰고 있다.
◇사업내용=지금까지 2년간 사회문화 「센터」가 해온 사업은 「세미나」개최, 「펠로쉽」 지급, 출판·창립기념사업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세 차례 열린 「세미나」가운데 맨 처음은 69년 5월 서울에서 『「아시아」 태평양지역에서의 사회문화 협력의 증진』을 주제로 한 것이었다.
9개국에서 2명씩의 대표가 모여 5일간 진행된 이 「세미나」는 사회문화 「센터」가 회원국에 적절한 교육자료를 분배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TV·「라디오」·「프로그램」의 상호교환 등을 통해 회원국들이 서로 상대방의 문화을 이해하도록 할 것을 촉구했다.
제2차 「세미나」는 『회원국간 교육자료의 준비와 분배에 관한 문제』를 갖고 70년 3월 대북에서 열렸다. 각국의 교육자들은 이 「세미나」에서 현재 회원국들이 쓰고 있는 교재들이 부족하고 부적합한 면이 많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생활방식을 가르치는 교재를 새로 만들고 현 교재를 개정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제3차 「세미나」는 70년 10월 동경에서 『문화적 유산의 보존』을 「테마」로 해서 열렸다. 「세미나」가 이론적인 면에서 역내 각국의 사회문화분야에서의 협력방안을 검토한 것이라면 작가, 언론인, 예술인들에 대한 장학제도를 통해 직접 다른나라의 문화와 사회를 경험하게 하기도 했다.
이 계획에 따라 18명의 각 분야 직업인들이 8주간씩 다른 회원국에 유학했다.
이밖에 「센터」에서는 69년에 1주년 기념사업으로 3개의 영화제를 개최했고 TV·「라디오」·「프로그램」을 교환 하도륵 주선하고 있으며 「아스팍」지를 계간으로 발행하는 외에 「세미나」기록 등을 출판하고 있다.
◇문젯점=이 기구는 정부간 기관이기 때문에 각 회원국 정부시책의 공약수를 찾아 .사업을 벌이는 관계로 범위가 무척 제한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무국에서 의욕적인 사업계획을 내도 집행위원회의 각국 대사들이 자기나라 이익에 맞춰 수정을 거듭하기 때문에 결국은 조그만 사업밖에 할 수 없게 되는 일이 허다하다.
게다가 회원국 분담금이 늘어나지 않는 한 지금의 적은 예산은 역내를 포괄하는 어떤 사업도 제한하게 될 것이다. <윤룡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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