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손 엄지손가락 첫마디 없이 … 최호성 '585만분의 1' 앨버트로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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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에서 올 시즌 두 번째 앨버트로스(더블이글)가 나왔다. 한 홀에서 기준 타수보다 3타 적게 치는 것을 뜻한다. 확률로 치면 585만분의 1이다. 13일 강원도 횡성군 웰리힐리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 J골프시리즈 2라운드. 최호성(40·사진)은 마지막 18번 홀(파5·525야드)에서 230야드를 남겨놓고 5번 우드(18도)로 친 두 번째 샷이 그대로 홀로 빨려들어가 생애 첫 앨버트로스를 작성했다.

 KPGA 코리안 투어에서는 1994년부터 데이터 수집을 한 이후 역대 여섯 번째 기록이며 지난 5월 SK텔레콤 오픈 3라운드 때 제주 핀크스 골프장 10번 홀(파5)에서 국가대표 김남훈(19·성균관대1)이 기록한 이후 시즌 두 번째다. 최호성은 오른손 엄지손가락의 첫마디가 없는 4급 지체 장애인으로 25세 때 골프에 입문해 성공한 대표적인 늦깎이 골퍼다. 통산 3승(해외 1승 포함)을 기록하고 있는 그는 “홀인원은 해본 적이 있지만 선수 생활하면서 처음으로 앨버트로스를 기록해 정말 기쁘다”며 “마지막 18번 홀에서 대미를 장식한 것 같다. 이번 대회에서 원하는 성적이 나지 않아 조금 속상했는데 행운의 앨버트로스를 기록해 가슴이 뻥 뚫린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최호성은 특히 2008년 이 코스에서 열렸던 왕중왕전인 하나투어 챔피언십에서 프로데뷔 7년 만에 감격의 첫 우승을 차지했던 좋은 기억이 있다. 이후 2011년 5월 레이크힐스 오픈에서 KPGA 코리안 투어 통산 2승을 했고, 지난 3월에는 아시안 투어 인도네시아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대회 주최 측인 동부화재는 대회 사상 첫 행운의 앨버트로스를 기념해 300만원의 축하금을 최호성에게 전달했다. 최호성은 이날 마지막 홀에서 3타를 줄이면서 중간합계 1언더파로 공동 35위에 자리했다. 무명 김영신(30)과 문경준(31), 송영한(20·핑)이 중간합계 9언더파로 공동선두를 형성했다. J골프가 14~15일 대회 3, 4라운드는 오후 3시부터 생중계한다.

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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