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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손자가 무서운 할머니... 그 이유는?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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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 화양면에 사는 강춘자(72·여) 할머니는 손자가 무섭다. 그 이유를 시화(詩畵)로 표현해 잔잔한 웃음과 감동을 주고 있다.

여수시는 1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6일 열린 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에서 강춘자 할머니가 최우수상인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강 할머니가 출품한 자작시화 '무서운 손자' 시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어릴 적 / 할머니 다리에 누워 / 옛날 얘기를 들으며 / 잠이 들곤 했었는데
우리 손주는 / 책을 가져와 / 읽어달라고 하니 / 무서워 죽겠다
말로 하는 이야기라면 / 손으로 하는 음식이라면 / 손주놈이 해 달라는 대로 / 해줄 수 있으련만
달려가 보듬어 안고파도 / 손주놈 손에 들린 / 동화책이 무서워 / 부엌에서 나가질 못 한다.

강 할머니는 한글을 못배워 동화책을 든 손자 옆에 가지 못한 자신의 사연을 솔직하게 표현했다. 무엇을 해도 귀여운 손자를 보듬고 껴안아 주고 싶지만, 손자가 들고 있는 동화책을 읽어주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를 안타깝게 여긴 것이다.

하지만 이제 강춘자 할머니는 손자가 무섭지 않다. 마을 이장의 권유로 마을경로당에서 한글을 깨우쳤고 지금은 초등학교 1~2학년 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강춘자 할머니는 수상소감에서 "한글을 배우지 못한 것이 인생의 한이 됐다"며 "그 한을 풀게 해 준 최순길 선생님과 여수시 직원들에게 감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여수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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