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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줄 섰네, 장흥 농가가 차린 한우백화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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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광주시 수완지구 한우백화점에서 정남진장흥한우주민㈜의 문성현 대표(오른쪽)가 9일 추석 선물용으로 포장한 한우고기 세트의 육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오종찬]

10일 낮 12시쯤 광주광역시 광산구 수완지구 장덕동 성당 옆 정남진장흥한우백화점. 1층 매장과 육가공실에서는 직원 5명이 한우고기 선물세트를 포장하느라 부산했다. 박동철(48) 전무는 “추석을 맞아 3000여 개를 예약받아 배송을 시작했다. 인근 하남산업단지의 기업과 우리 식당 고객들이 주문한 게 많다”고 말했다. 그는 “개장한 지 다섯 달밖에 안 됐지만 고기 맛이 좋고 값이 싸다고 소문이 나면서 불티나게 팔린다”며 웃었다. 비슷한 시각 같은 건물 2층의 식당(면적 481㎡)은 빈자리가 보이지 않았다. 점심 때는 두 차례, 저녁엔 한 차례 고객이 꽉 들어차 하루 매출이 700만~900만원에 이른다.

 이 한우 백화점과 식당은 정남진장흥한우주민㈜이 운영한다. 이 회사는 2011년 전남 장흥군에서 한우를 기르는 농민과 사료 공급업자 등 202명이 17억814만원을 출자해 만들었다. 농민들이 힘을 합쳐 만든 한우 전문 농업회사법인으로 전국 최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곡동 롯데마트에 매장을, 남구 주월동 무등시장 안에 가맹점을 갖고 있다. 문현성(46) 대표는 “출자 농민들이 항생제 등을 쓰지 않고 친환경으로 기른 한우 중에서도 맛좋은 거세 우(牛), 그것도 1++등급과 1+등급만 취급한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소라도 어떻게 도축하느냐에 따라 육질과 신선도가 달라진다”며 “도축 시설과 가공 기술이 최고 수준인 전북 익산의 축림도축장에서 소를 잡는다”고 설명했다.

 유통단계를 최소화해 값도 싸다. 2층 식당의 고기 가격은 1인분(150g)에 갈비살 2만4000원, 꽃등심 2만8000원, 살치살 3만원. 한우 전문 식당들보다 10~15%가 싸다. 선물세트도 대형 마트보다15~30%가 싸다. 대형 마트에서 20만원 받는 등심 1.5㎏ 상품을15만원에 판다. 등심·보섭·도가니·설도를 500g씩 담은 것은 12만원으로 대형 마트보다 3만원가량 싸다. 고객이 원하는 부위를 원하는 만큼 포장해 선물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표고버섯·키조개와 무산(無酸) 김 같은 특산물도 함께 판다. 문의: 전화 062-236-5588, 홈페이지(www.jhhanwoo.com).

 장흥한우는 품질 면에서 전국 최고로 꼽힌다. 지난 1~6월 9764마리 중 16.4%인 1598마리가 축산물품질평가원으로부터 1++등급을 받아 한우 출하량이 많은 전국 10개 시·군 중 1위를 차지했다. 강원도 횡성한우는 10.3%로 장흥한우의 3분의 2 정도에 그쳤다. 이명흠 군수는 “장흥읍 토요시장은 암소 고기, 정남진장흥한우주민㈜은 거세 우를 유통하는 차별화 전략으로 시장을 늘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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