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작가 도스·파소스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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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차대전의 전후세대에 많이 읽혔던 미국작가 존·도스·파소스가 미메릴랜드주 볼티모시에서 심장병으로 가료중 28일 별세했다. 향년74세.
『북위 42도선』 『1919년』 『거금』 등 3부작으로 이루어진 대작 『U·S·A』로 미국자본주의를 크게 비판하여 문학적 혁명가 또는 정치적 과격파로 알려졌던 그는 말년에 가서 우파로 작품경향을 바꿨다.
1896년 시카고에서 태어나 하버드대학을 졸업한 그는 1차 대전에 참전했다가 그 때의 체험을 바탕으로 처녀작 『1인의 창업』을 1920년에 내어놓았다.
그는 카메라의 눈 뉴스·릴과 같은 독특한 수법을 창안하여 복잡한 현실의 즉각성을 소설에서 살피려 시도했었다.
이 수법은 소설의 줄거리를 엮어 나가다가 느닷없이 신문기사의 표제를 나열하여 소설의 배경을 이루는 전체 현실을 인상파형식으로 극화시키는 방법이었다.
당시에 문학계에서 크게 물의를 일으켰던 이 수법은 후에 별로 추종자를 얻지 못했고 도스·파소스 자신도 후기 작품에서 이 수법을 쓰는 것을 삼갔다. 포루투갈 이민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자신의 부유한 가정적 배경을 벗어버리고 노동자 계급의 투쟁 속에서 자신의 정치적 이념을 찾으려고 애썼지만 64년 보수적 공화당후보 배리·골드워터를 지지한 것으로 보아 그의 진보적 정치이념은 말년에 가서 오른쪽으로 옮겨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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