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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장관 '여성변수' 돌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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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노무현(盧武鉉)대통령은 취임 전인 최근 한 핵심 측근에게 "여성 장관감이 있으면 추천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이미 각료 검증이 완료되고 몇몇 부처는 내정 단계에 들어간 뒤의 일이다.

이 측근은 언론사 인물정보 사이트까지 검색해 가며 부랴부랴 노동부 장관 후보로 김송자(金松子)현 차관을 찾았다. 金차관은 '문을 두드려서 열리지 않으면 부수고라도 들어갈'여장부 스타일로 업무추진력을 평가받고 있다.

63세라는 나이가 다소 걸렸지만 이 측근은 그대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 장관감을 찾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봉만 남은 새 정부 조각(組閣)인선에 '여성 변수'가 등장하고 있다. 盧대통령은 최종 순간까지 여성 각료감을 알아보겠다는 생각이다. 자리도 여성부나 환경부 외의 부서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법무부 장관에 여성 변호사인 강금실(康錦實)민변부회장이 굳어지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한다. 康변호사에 대해 일부 검찰간부 등이 강한 거부감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법무부는 물론 다른 부처에서도 그에 필적하는 여성장관 카드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장관 후보 5배수 압축 단계에서부터 여성부.환경부를 제외하고 여성이 추천된 부처는 거의 없었다.

이들 외에 간호사협회장 출신인 민주당 김화중(金花中)의원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군에 올려놓고 있다는 소식이다.

유력한 복지부 장관 후보 중 한명인 김용익(金容益)서울대 의대 교수는 의사 출신임에도 의약분업을 지지해 동료 의사들의 저항이 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래서 간호사 단체 대표 출신이 적합하지 않으냐는 게 거론되는 이유지만 여성장관 후보 늘리기의 측면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복지부 장관으론 盧대통령의 대표적 대구.경북 인맥인 권기홍(權奇洪)영남대교수가 산자부장관과 함께 이쪽 후보군에도 올라 있어 金의원의 기용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이 밖에 민주당 이미경(李美卿)의원은 환경부 장관 후보에 포함돼 있고, 장하진(張夏眞)여성개발원장, 참여연대 소속 박은정(朴恩正)이화여대 법대 교수, 한명숙(韓明淑)현 장관 등이 여성부 장관 후보로 경합 중이다.

여성장관은 최대 5명에서 2명까지로 유동적이며, 그 기용폭이 조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盧대통령은 이미 당선자 시절 청와대에 박주현(朴珠賢)국민참여수석.송경희(宋敬熙)대변인.이지현(李至絃)외신대변인.황덕남(黃德南)법무비서관.김현미(金賢美)국내언론비서관 등 여성을 다수 내정한 바 있다.

한편 윤영관(尹永寬)인수위 외교통일분과 간사가 외교통상부 장관으로 내정된 데 이어 행정자치부는 원혜영(元惠榮)부천시장이 총선 출마 쪽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김두관(金斗官)전 남해군수의 기용가능성이 높아졌다는 盧당선자 측의 전언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여전히 전성은(全聖恩)거창 샛별중 교장과 윤덕홍(尹德弘)대구대 총장, 안병영(安秉永)연세대 교수 등이 각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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