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6)의료인의 처우 개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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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인턴 레지던트들을 우리말로는 수련의라고 한다. 구미 제도를 따라 전문의가 되기 위한 과정을 의대를 졸업한 후 의사국가고시에 합격한 의사로서 5년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수련 과정은 교육 병원으로 지정된 종합 병원에서 환자진료와 이에 따르는 제반사항을 처리함으로써 마치게 된다. 청춘을 환자의 고통과 함께 병실에서 고달프게 지내며 히포크라테스의 선서에 따라 자기 희생을 감수하고 생명 경외의 과업을 이룬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련의나 간호원들의 처우 개선 시위는 연례 행사처럼 일어나고 있다. 조건은 간단하다. 인간 이하의 대우를 막연히 강요당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개척가로시의 인내가 필요하다고 할 때 수련의들의 주장은 과연 그릇된 것일까.
과중한 업무부담과 상식 이하의 대우는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성의와 노력을 멀리하게 만든다. 이로 말미암아 환자들이 직접·간접으로 받는 피해는 상당히 클 것으로 생각된다.
수련의와 간호원들의 파업 소동은 사회에 파문을 던진 것이어서 우울한 마음이다. 그러나 이러한 파문은 궁극적으로 전국민의 이익에 관계될 것이며 보다 건전한 내일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당국은 현행 진료 숫가를 30% 인상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당국이 소수 의료인들의 처우 향상을 위해 사회 보장은 못하는 대신 진료비를 인상하여 가난한 소시민의 주머니를 털어 내는 일은 결코 반가운 것이 되지 못한다.
그러기에 당국은 조속히 근본적이고 전국민의 건강을 보호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들의 처우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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