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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어떻게 뽑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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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추기경들이 '콘클라베(Conclave)'라는 비밀회의를 열어 선출한다. 콘클라베는 라틴어로 '열쇠로 잠긴 방'이라는 뜻이다. 1241년 교황 선거에서 추기경들이 결론을 내릴 때까지 감금돼 있었던 사건에서 유래됐다. 새 교황은 전임 교황 서거 후 15~20일 사이 추기경 회의에서 선출한다. 투표권을 가진 전 세계 80세 미만 추기경은 모두 117명. 이들이 로마 시스티나 성당에 모여 회의를 한다. 한국의 김수환 추기경은 고령(82세)이어서 투표권이 없다.

후보나 선거운동은 따로 없다. 추기경의 이름과 약력이 적힌 명단을 보고 투표한다. 회의기간 중 추기경들은 신문이나 TV를 볼 수 없고 라디오를 들어서도 안 된다. 투표용지에는 딱 한 명의 후보만 써야 한다. 3분의 2 이상을 득표해야 교황이 된다. 그런 득표자가 없을 경우 투표를 계속하며 중간 중간 휴회나 기도를 한다.

약 30차례 투표를 해도 결론이 나지 않으면 '과반수 득표자 당선' 또는 '결선투표'를 한다. 콘클라베에서는 아침 저녁으로 하루 두 번씩 연기가 피어오른다. 검은 연기는 교황이 선출되지 않았다는 의미이고 흰 연기가 올라야 선출이 끝났다는 뜻이다. 교황이 선출되면 수석 추기경이 바티칸 발코니에서 발표한다.

런던=오병상 특파원

***천주교 죽음 용어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사무총장 조규만 신부는 3일 "지난 2일 서울 중곡동에서 열린 주교회의 상임위원회 회의 때 교황의 세상 떠나심을 선종으로 표현할 것인지, 서거로 표현할 것인지를 두고 논의가 있었으나 천주교의 오랜 관습에 따라 선종으로 하기로 최종 결정했다"면서 "그러나 일반인의 언어관습을 반영해 서거란 표현도 병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렇듯 용어가 복잡한 것은 종교 자체가 삶과 죽음에 대한 가르침이고, 죽음을 일컫는 용어에도 종교별로 고유한 죽음관이 깊숙하게 반영되기 때문이다. 천주교의 경우는 선종이 공식 용어다. 이는 '선생복종(善生福終)'의 줄임말로 임종할 때 성사(聖事)를 받아 죄가 없어진 상태를 가리킨다. 이와 달리 서거(逝去).소천(召天).입적(入寂).열반(涅槃) 등 종교별로 종교인이 타계하는 상황을 가리키는 용어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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