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스트의 괴변과 인간|「로렌스·톰슨」이 쓴 전기에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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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와 선의 융합은 당연하지만 위대한 시가 반드시 건전한 성격을 요구한다는 법칙은 없다. 자연은 때로 이상한 방법으로 시인을 탄생시킨다. 89세를 일기로 63년 서거한 미국시인 로버트·프로스트의 경우만 해도 그렇다. 로렌스·톰슨이 쓴『로버트·프로스트-득의의 세월-1915∼1938』(Robert Forst. The Years of Triumph·7백43면·홀트·라인하트·윈스튼 사간·15달러)에 나타난 프로스트는 질투심과 앙심이 많은 속 검은 수다 장이요 옹졸한 음모자였다.
15년 영국에서 돌아오자 그에게 명성과 영광이 닥쳐왔다. 그는 화법을 터득하여 강연의 연사로 전국적인 인정을 받았다. 24년 처음 퓰리처상을 받음으로써 그 권위를 공고히 했고 그 뒤 4번의 퓰리처상을 받았다.
그러나 그의 성격은 조금도 세련되지 않았다. 초기에 프로스트가 보여준 성격상의 문제점으로 톰슨은 격노와 불만에 가득 찼던 프로스트를 회고하고 있다. 이때는 그런 대로 개 구 장이 어린 시절이었다고 이해할 수 있으며 그가 그의 작품을 출판해 주지 않는 발행자와 투 쟁하는 중이었다는 점에서 합리화할 수 있다고 타임지의 서평 자는 말하고 있다.
프로스트는 졸렬한 술책과 끔찍한 험담 가였다. 그는 이웃과 담을 쌓는 것이 최상의 이웃을 갖는 것이었다. 프로스트는 고질적인 질투심으로 괴로움을 당했다. 프로스트의 생애에서 또 가장 풀기 어려운 수수께끼는 부인 엘리너였다. 그는 오랫동안의 무서운 침묵으로 남편에 대항하는 방법으로 삼았다. 총을 쏘고 부인을 놀래주기 위해 어떤 일을 해도 그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녀의 마지막 침묵은 더욱 극적이었다.
이런 성격적 결함을 가졌던 프로스트는 어떤 사람보다도 그를 깊이 이해하는 전기작가가 필요했다. 그를 비난하기는 쉽다. 그러나 그는 또한 금세기 최고의 시를 10∼15편이나 썼다는 것도 사실이다. 톰슨은 인간 프로스트를 공정히 취급했을 뿐 아니라 고난의 생애에 그가 남긴 업적을 잘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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