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학에 비친 아-태 근대화|「하와이」대 학술「세미나」홍승직 교수에 듣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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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아시아」및 태평양지역 근대화에 관한「세미나」가「하와이」대학에서 17개국 97명의 학자들이 모인 가운데 지난9일∼15일 열렸다. 65년, 고대가 창립 60주년 기념사업으로 시작한 이「세미나」는 이번「하와이」대학의 동서문화「센터」창립 10주년을 계기로 동 대학의「프레드·리그스」교수와「글렌·페이지」교수 등이 주동이 되어 마련한 두 번째 회의이다.
한국에서는 이종우 총장(영남대), 이선근 총장(영남대), 이한빈 원장(서울대 행정대학원), 김규환 원장(서울대 신문대학원), 정범모 교수(서울대 사대), 홍승직 교수(고대)등이 참석했다.
65년 제1차「세미나」를 계획했고 이번 회의에서 토론에 참여했던 홍승직 교수에게「세미나」의 내용을 들어보았다.
-지난 제1차「세미나」와 특히 다른 이번 제2차「세미나」의 특징은.
『65년 제1차 회의는 정치·문화·사회·철학 등의 문제에서「아시아」의 근대화 현상이 어떻게 전개됐나를 기술하고 설명했다. 결국 조속한 근대화 방안이 초점이었다.
이에 비해 이번 2차 회의는 미래학적 측면이 첨가됐다. 역사적 기술이나 현상파악에 그치지 않고 미래의 사회상, 정치상, 인간의 문제, 미래의 과학기술 발전 등의 인간에 주는 영향을 주로 다루었다.』
-근대화 논의가 이런 방향으로 기울어진 것은.
『이미 근대화가 이루어져, 모든 분야에 선진이라는 미국-서구 등이 대기오염, 인간소외, 폭력의 만연 등 산업화 이후에 온 사회의 부작용으로 혼란에 빠져 있다. 따라서 과학기술, 산업화의 방향과 목적이 인간 가치를 소중히 하지 않으면 용 없는 것이란 반성을 하게된 것이다.』
-산업화 이후의 사회에 대해 서구학자와「아시아」학자간의 견해 차이는.
『아직 미 산업화로 빈곤을 면치 못하고 있는「아시아」는 선진국의 적극적 협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었고 심지어「아시아」의 낙후는 서구의 식민지통치 영향이라면서 그 보상을 할 때라고 윽박지르기도 했다.』
-이번「세미나」의 내용에 대해.
『4개 분과로 나누고 마지막날 종합토론을 했다. 자연환경을 다룬 제1분과에서는「아더·클라크」(영·과학소설가)가「2001년의 재계」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극도의 과학발달은 인간이 뒤쫓지 못하고 있어 현대의 가장큰 문제로 대두된다.
따라서 과학기술의 발달을 뒤쫓을 인간성의 문제를 크게 취급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인간환경의 문제를 다룬 제2 분과에서는 인구의 팽창을 조절하는 문제의 시급성이 논의됐다.
문화환경을 다룬 제3분과에서는 동남아 각국의 발전도상국 학자들이 낙관론을 편 데 대해 미국등 선진국은 비관론으로 시종 했다.
「인도네시아」의 사회학자「셀로·세마잔」이 경제성장의 계속과 지역협조의 중대로 미래의 문화 환경을 긍정적으로 봤고, 미국의 사회학자「도널드·마이클」은 창의성 발휘의 기회를 박탈당한 미국의 기술발전하의 심각한 문제를 지적했다.
한편 사회변동의 관리문제를 논한 제4분과에서는 변동에 끌리지만 말고 적극적으로 이를 유도하자는 주장이 지배적이었다. 인간이 주체가 되는 변동, 계획적인 변동을 위해 젊은이의「리더쉽」을 빌러주자는 것이다. 변동에서 인간 가치가 소홀히 취급된 점에 반성이 가해졌다.』 <권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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