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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7) 거북선 해저탐사|이은상<시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현대를 발굴의 시대라고도 하고, 창조의 시대라고도 한다. 발굴은 이미 있었던 것을 찾아내는 것이요, 창조는 없는데서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느 의미에 있어서는 현대만이 아니라, 언제나 이 발굴과 창조에 의해서 인류의 역사는 발전해 가는 것이다.
지난 18일 신문보도에 의해서 진해 해군사관학교 안에 설치되어 있는 충무공 연구위원회의 주관으로 거북선 잔해 발굴을 위한 해저 탐사작업이 시작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감격한 마음을 금치 못했다.
더우기 이 같은 탐사작업은 이 방면 학자들의 공통된 구상이요, 또 오랫동안 내려오는 숙제의 하나다.
그러므로 재작년에도 이 작업을 지휘하는 조성도 교수로부터 첫번 시험작업을 해보았느라는 말을 듣고, 아무 것보다 그 염원을 실천에 옮겨보았다는 거기에 감사한 마음을 품었더니, 이번에는 좀더 착실한 계획 밑에서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모양이라, 격려하고 축원하는 마음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원래 이 「거북선」이란, 백두산 천지나, 태극도형이나, 색동 같은 것들과 함께 거의 한국을 상징하는 것들 중의 하나이다시피 되었고, 또 한국사람이면 누구나 그 이름을 모르는 이가 없지만 실지로 거북선의 구조자체에 대해서는 정확한 것을 파악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이 같은 해저탐사작업을 벌이는 의도 그 자체가 이 방면 연구를 위해서는 여간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 것이 아니다. 또 역사상으로 보아서 1597년 7월 15일 통제사 원균의 패전지가 칠천량이기 때문에, 거북선 잔해 탐사를 위한 제1목표지를 거기에다 잡은 것도 가장 옳은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이 작업으로 인해서 큰 수학이 있게 될 경우면 더 말할 것이 없고 설사 큰 수확이 없다손 치더라도 부대적인 무슨 수확이라도 있을 것을 믿으며 또 그렇게 되기를 축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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