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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공 서두르는 영·불 해저「터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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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런덩=박중희 특파원]섬나라 영국을 「유럽」대륙과 연결시켜보자는 『거창한 계획』이 차차 무르익어 잘만 되면 오는 76년까지는 총 연장 34km에 달하는 해저「터널」이 완성될 것 같다. 「유럽」대륙과 영국을 가로막고있는 「도버」 해협 밑으로 「터널」을 뚫자는 생각이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19세기부터 당사국인 영·불 양국은 진지하게 이 문제를 토의해왔으나 그때마다 「도버」해협을 『천연의 방패』로 생각해온 영국 측의 무성의와 소극적 태도로 결실을 보지 못했다.
특히 1883년에는 영국하원이 『전략적인 이유』로 이미 착공한 공사를 중단시켜 영·불 양국이 약 2km정도의 굴을 뚫어논 채 그대로 방치돼 있다.
지난 66년 영·불 양국정부가 공사의 계속추진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후에도 좀처럼 사태는 진전되지 못했으나 「도버」해협의 전략적 가치가 휴지화 해버리다시피 했고 EEC(「유럽」공동시장) 가입을 갈망하고 있는 영국의 처지로서는 한치라도 「유럽」 대륙과 가까워져야 겠다는 새로운 각오를 갖게 됐을 뿐 아니라 막대한 양의 영국상품을 「유럽」시장으로 실어나르기 위해서도 육로는 필연적인 조건으로 등장했다.
영국 국영철도가 대주주가 돼있는 『해협 「터널」회사』를 비롯하여 미·영·불의 민간은행을 배경으로 한 3대 국제 「콘서티엄」들간의 청부권 쟁탈전은 그간 「터널」공사를 방해해온 큰 요인중의 하나였다. 이들은 공동청부에 드디어 합의했다.
현재 영·불 당국의 운수당국자들은 이들이 내놓은 단일 안을 놓고 구체적인 실무회담을 계속하고 있는데 만약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71년 여름에는 공사에 착공, 76년엔 모든 공사를 마치고 34km의 바다 밑을 열차와 자동차가 달리게 될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몽고메리」원수 같은 사람들은 『영국을 「유럽」』 대륙에 붙여 버린다는 것이 될 법이나 할말이냐』고 펄쩍뛰고 있어 공사가 순조롭게 만은 진행되지 못할 것 같다. 더욱 일부 군사전문가들은 아무리 「미사일」과 공군력이 전략적으로 큰 비중을 갖는다고 하더라도 「도버」 해협의 전략적 가치를 전무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맞서고 있어 앞으로의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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