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선발 '출사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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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행진!).

3월(March)의 시작과 함께 'BK' 김병현(24.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사진)이 마운드에 오른다. 김병현은 3월 1일(한국시간)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선발 테스트를 갖는다. 팀의 두번째 시범경기다.

2월 28일 첫 경기에는 에이스인 랜디 존슨이 나선다. 김병현은 선발 커트 실링에 이어 두번째로 마운드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병현의 선발 등판은 5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으로 예정돼 있다.

지난해까지 시범경기에서 1이닝 정도만 던졌던 김병현은 이제부터 최소 2이닝 이상을 던지게 된다. 구원투수가 아닌 선발투수로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을 시험받기 위해서다. 투구패턴도 달라져야 하고 주위에서 고개를 갸웃거리는 몇가지 부분에 대한 확신도 심어줘야 한다.

주변에서 '선발 BK'에 대해 갖고 있는 의문은 ▶투구 수가 늘어날 때에도 구위가 지속될 것인가▶타자들과 두번 이상 상대할 때도 잘 처리할 수 있을 것인가▶왼손타자 상대 및 주자 견제 능력이 있는가로 압축할 수 있다.

선발투수가 한 경기에서 1백~1백20개의 공을 던진다고 할 때 5이닝 이상을 위력적인 구위로 버티려면 지난해 이닝당 투구수(평균 16.3개)보다 개수를 줄여야 한다.

척 니핀 투수코치도 "투구수를 줄여야 성공할 수 있다"고 요구한 바 있다. 김병현은 투구수 45개에서 60개까지의 방어율(4.91)이 자신의 평균 방어율(3.21)보다 높다. 투구수가 많아지면 구위가 떨어진다는 얘기다.

다음은 타순이 한바퀴 돈 뒤 타자들과 두번째 상대할 때의 위력이다. 타자들이 처음에는 김병현의 독특한 투구폼과 구위에 당황하지만 다시 만날 때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일부의 지적이다.

또 언더핸드라는 특성상 왼손타자를 상대하는 능력과 주자를 견제하는 능력이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 지난해까지의 통계를 보면 왼손타자(상대타율 0.186)가 오른손타자(0.148)보다 김병현에게 강했다.

한편 다이아몬드백스의 밥 브렌리 감독은 ESPN과의 인터뷰에서 "김병현은 선발로 스타덤에 오를 능력이 있다. 본인이 선발을 원하는 이상 불펜으로 돌려보내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텍사스 레인저스의 박찬호는 오는 3월 3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홈경기에 첫 선발 등판한다.

레인저스의 다섯번째 시범경기다.

이태일 야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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