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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성금으로 선 아이크 기념관|미 애빌린=선우재호 통신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미국 제34대 대통령 「드와이트·D·아이젠하워」를 기념하기 위한 「아이젠하워·센터」가 지난 7월13일 그의 고향인 애빌린에서 준공식을 가졌다.
1890년 「캔서스」주의 애빌린에서 태어난 아이크는 미국의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보다 제2차 세계 대전을 승리로 이끈 장군으로 미국 국민들의 존경을 받아 왔다.
1960년 아이크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자 그해 그의 모교인 사리나 고등학교 졸업생 일동은 아이크 기념관 건립 운동을 벌였다.
아이크가 지난 2월 세상을 떠난지 꼭 1백50일 후에 완공을 한 이 거대한 「아이젠하워· 센터」 에는 무려 1천5백만 달러의 건립비가 들었다.
건립비중 5백만 달러는 아이크의 개인 유산이었고, 나머지 1천만 달러는 1천만 캔서스 주민들이 그들의 대통령이었고 노르망디의 영웅인 아이크를 위해 1 달러씩 기증했다.
총 5개의 대리석 건물로 된 이 센타의 첫번째 건물은 「기도의 집」이다. 아래층에는 아이크와 1936년에 사망한 그의 부친 「데이비드·아이젠하워」1세 부자가 나란히 잠들어 있고 그의 머리 위에는 맑은 성수가 끊임없이 흘러내리고 있다. 그 위층은 예배당으로 바이불이 비치되어 방문객이 항상 아이크를 위해 기도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둘째 빌딩인 아이젠하워 도서관에는 아이크가 평소 즐겨 읽던 전쟁사 및 서양·동양사에 관한 서적 이주로 진열 되어있다.
현재 장서는 2만권 정도지만 앞으로 1백만권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캔서스의 주민이면 누구나 이 도서관을 무료로 이용 할 수 있게 되어있다.
물론 이중에는 그가 남긴 총 l백 페이지의 회고록도 포함되어 있다. 그는 이 회고록에서 그의 일생 중 가장 괴로웠던 일은 1950년 한국전이 발발한지 1개월도 채 되기전 대전 방어 임무에 나섰던 한미군사령관이 적에게 생포되었다는 보고를 접했을 때와 또 2백년의 미국 전쟁사를 통해 미국 의회에서 전쟁 (한국전) 을 승리로 이끌지 못했다고 보고한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 되었을 때라고 술회하고 있다.
이 「아이젠하워·센터」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아이젠하워 박물관이다. 이곳에는 역대 미국 대통령의 초상화 및 그 업적들이 진열될 수 있도록 따로 따로 방이 마련되어 있다.
1층 왼쪽에는 아이크가 백악관 시절 사용하던 대통령 집무실이 그 모습 그대로 옮겨져 있다. 약 20평 정도의 이 집무실에는 미국 국기 및 세계 지도가 걸려 있어 항시 세계의 대통령이라는 인상이 짙게 풍기고 있고 티크 책상 위에는 그가 장군 시절 즐겨 피우던 영제 「시가」10개비가 진열되어 있어 그가 얼마나 「시가」를 즐겼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2층에는 전 영국 수상 「처칠」경의 유화를 비롯, 각국 원수들로부터 보내온 여러 가지 선물들이 화려하게 진열돼 있다.
그 중에는 이디오피아 황제가 선물한 순금 왕관이 가장 시선을 끌었고, 또 한국에서 온 선물도 보였다. 아마 그가 국가 원수로는 마지막으로 한국을 공식 방문했을 때 당시 과정 수반이었던 허정씨의 개인 선물인 듯 했다.
높이 18㎝ 정도의 속이 깨끗이 들여다보이는 유리컵에는 다음과 같은 짤막한 글이 새겨져 있었다. 『친애하는 아이크, 한국 국민의 끊임없는 우정으로부터. 1960년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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