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5대 중 3대가 디젤 … 그랜저, 제네시스도 디젤 모델 출시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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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8호 22면

디젤(경유) 승용차의 인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시작된 디젤 승용차 출시 경쟁은 국산차로 번지고 있다.

디젤 승용차의 ‘역습’

수입차 업체 BMW의 대표적인 디젤 승용차 모델인 520d는 7월 한 달 동안 848대가 팔려 수입차 전 차종 중에서 판매 1위를 차지했다. 2008년 900대에 머물렀던 BMW의 디젤차 판매는 지난해 2만 8152대로 늘어났다.

메르세데스-벤츠도 마찬가지다. 신형 E클래스의 경우 직렬 4기통 2.2L의 디젤 엔진을 얹은 E220 CDI는 올 들어 7월 말까지 2598대가 팔렸다. 가장 많이 팔린 V6 3.5L 가솔린 엔진의 E300(3338대)를 매섭게 추격 중이다. 지난 한 달 동안에만 E220 CDI는 530대가 팔려 E300(539대)를 바짝 육박하고 있다.

올 7월 수입차 시장에서 많이 팔린 10개 차종만 보더라도 디젤 차종이 BMW 520d(1위)를 비롯해 8개나 차지했다. 휘발유 엔진 차종으론 벤츠 E300(4위), BMW 528i(6위)뿐이다.

폴크스바겐은 인기 차종 10위 안에 골프 2.0 TDI(2위), 티구안(3위), 골프 1.6 TDI(7위), 파사트(6위) 등 디젤 차종의 이름을 4개나 올렸다.

수입차 시장의 디젤차 점유율도 빠르게 늘고 있다. 올 1~7월 누적 점유율은 60.3%. 지난해 같은 기간(48.8%)을 훨씬 앞지르는 수준이다. 지난달엔 62.3%까지 올라갔다.

디젤차의 시장 공략에 힘입어 디젤차 운전자들도 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에서 신규 등록한 승용차 가운데 디젤차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21.7%나 늘었다.

디젤 승용차의 인기는 하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출시된 폴크스바겐 골프와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는 아예 디젤 차종만 판매된다. 오는 25일엔 BMW가 수입차 시장 판매 1위인 520d의 뒤를 이을 디젤 승용차 모델인 신형 5시리즈를 출시한다.

모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국산차 모델 중에 마땅한 맞수가 없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디젤 승용차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 상황이 이렇게 되자 그동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만 디젤차 생산을 집중해 온 국산차 업체들도 디젤 승용차 경쟁에 속속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13일 ‘더 뉴 아반떼’에 디젤 엔진을 얹은 신형 디젤차 모델(사진)을 선보였다. 내년 상반기 중에는 그랜저와 제네시스 등 중대형차까지 디젤차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기아차도 연말께 K3 디젤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한국수입차협회 윤대성 전무는 “그동안 소음과 매연의 상징으로만 여겨졌던 디젤 엔진이 최근 들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친환경 동력원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며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가 국내에 디젤차를 주도적으로 들여오면서 소비자에게 ‘디젤차=친환경=첨단 기술’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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