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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책] 한국 제2의 외환위기 온다? 최윤식의 '대담한' 경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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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중앙일보와 교보문고가 함께하는 ‘이달의 책’ 9월 주제는 ‘미래 지도, 당신의 나침반’입니다. 급변하는 환경에서 시대의 흐름을 가늠하고 미래에 닥칠 변화를 예측한 신간을 골랐습니다.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서늘해지는 초가을, 미래를 준비하는 당신만의 청사진을 그려보시기 바랍니다.

2030 대담한 미래
최윤식 지음
지식노마드, 580쪽
2만8000원

자수성가한 한 대기업 총수에게 물었다. 비결이 무엇이냐고. 곰곰 생각하던 그는 ‘깜깜한 어둠 속에서 한발 나아가는 용기’라고 했다. 아무리 더듬어도 잡히지 않는 앞을 향해, 더는 머무를 수 없는 상황에서, 과감히 발걸음을 뗐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업가가 어디 한둘인가. 화려하게 각광받는 몇몇 뒤 어둠 속에는 수많은 좌절이 웅크리고 있다. 어쩌면 성공은 추구하는 것이지, 예견할 수는 없는 영역인지도 모른다. 2010년 초 경제인 조찬모임의 단골 화두였던 ‘닌텐도를 배우자’가 여름도 오기 전에 ‘닌텐도 실패를 배우자’로 바뀔 줄 누가 알았겠는가.

 한 치 사람 속도 알 수 없지만, 찰나의 미래도 내다볼 수 없는 게 인간사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태고적부터 내일의 길흉(吉凶)을 궁금해했다. 거북 등껍질로, 불타는 나무로, 또는 젓가락을 던지며 앞날을 가늠했다. ‘주역’이 64괘를 바탕으로 천지운행을 패턴화했다면, ‘미래학’은 과학적 기법으로 포장한 현대의 점(占)이라고 할까. 수많은 전문가들이 ‘예측’하지만, 세월이 지나면 대부분 ‘억측’으로 판명되곤 한다.

 『2030 대담한 미래』는 그야말로 ‘대담한’ 전망을 내놓는다. 첫째, 한국은 제2의 외환위기를 거쳐 ‘잃어버린 10년’으로 간다. 둘째, 대기업 삼성의 몰락이 5년 안에 시작될 수 있다. 무척 도발적이면서도 두려운 예측이지만, 기시감(旣視感)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G2 패권전쟁에서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기 어렵다거나, 아베노믹스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IMF 구제금융을 피할 수 없다는 주장도 그렇다.

 그럼에도 주목하는 것은 미국 휴스턴대 미래학 과정에서 한국인 최초로 석사학위를 받는 최윤식 아시아미래연구소장의 역저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미 『2030 부(富)의 미래지도』 같은 저서로도, 대기업 초청강사로도 유명하다.

 그가 ‘시스템 맵(System Map)’ 기법을 통해 보여주는 미래는 구체적이면서도 단호하다. 취약한 외환관리, 조로(早老)하는 경제구조, 저출산과 고령화, 부동산 버블에 통일비용까지. 한국호(號)의 앞날은 곳곳이 비켜가기 힘든 암초, 헤쳐나가기 버거운 풍랑이다. 책을 읽다 보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도 하지만, 동시에 잦아드는 불안감에 마음이 편치 못하다.

 그렇다면 소시민은 어찌하란 말이냐. 놀랍게도 대답은 ‘하회(下回)를 기대하시라’이다. ‘생존의 해법’은 앞으로 2030시리즈의 2권, 3권에서 다룬단다. 현존하는 위기의 요인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선 이번 1권의 필독을 권하지만, 스트레스를 피하고 싶다면 ‘해법’이 담긴 2권을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겠다.

박종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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