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두개골, 인류 아닌 유인원의 것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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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드에서 발견된 투마이 두개골은 600만년내지 700만년 전 것이다.
화보 - 심층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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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건 대학교 인류학자 밀포드 울포프와 그의 동료들이 최근의 한 화석 발견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들은 지금까지 발견 된 중 가장 오래된 인류의 것으로 여겨져 관심을 끌었던 이 두개골이 전혀 인간의 것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밀포드 울포프는 최근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프랑스 고생물학자 미셸 브뤼네(Michel Brunet)가 지휘한 국제연구팀이 아프리카 차드 북부에서 발견해 '투마이'로 명명한 이 두개골을 인류 계보의 일부로 볼 수 없다고 기고했다.

울포프는 "이 것은 사람이 아니라 유인원의 것이다"고 말했다. "투마이는 두 다리로 보행하지 않았다. 직립보행은 인간의 독특한 특성인데, 이 화석에서는 그런 특성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울포프 교수팀은 투마이의 목 근육에서 나온 화석화된 뼈에 남아있는 흔적들을 조사한 결과, 투마이가 두발이 아니라 네발로 움직이는 동물이라는 내렸다.

과학자들은 투마이가 600만-700만년 전에 살았다고 보고 있다. 이는 인류조상이 유인원에서 분리되어 나오던 시기와 비슷하다.

"투마이는 인류와 침팬지가 다른 두 종으로 나뉘기 전의 공동 조상이었을 수도 있다"고 울포프는 말했다. "이 두개골이 고릴라 것인지는 우리도 모른다. 하지만, 이 것이 인류의 것이라고도 말할 수도 없다. 이 것은 유인원의 것이다."

프랑스 프와티에 대학교의 브뤼네 박사는 이 두개골이 인류와 침팬지의 특징들이 혼합되어 있는 인류조상의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두개골의 평평한 얼굴과 돌출한 이마는 인간과 비슷하고, 뇌와 몸의 크기는 침팬지의 것과 같다. 브뤼네 박사팀은 그들이 인류의 것과 비슷한 송곳니라고 주장하는 것도 발견했다.

울포프 박사팀은 이런 특성들을 조사했지만, 명백하게 인류임을 증명해주는 어떤 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암컷 유인원들은 작은 송곳니를 가질 수 있다"며 "모든 인간들은 눈 위에 뼈가 크게 돌출한 부분이 없다"고 울포프는 말했다.

그는 큰 이마가 인류만큼 일찍 유인원에게도 생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울포프는 투마이가 두발로 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 바로 투마이가 인류 계보와 구분되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이 것이 비록 인류 조상이 아니더라도, 여전히 중요한 발견임은 분명하다고 그는 말했다.

"투마이는 지금까지 발견된 이 시대의 화석 유인원 중 가장 보존상태가 좋은 것"이라고 울포프는 말했다.

투마이 화석 발견은 2002년 7월 '네이처'에 맨 처음 발표되었고, 과학계의 많은 사람들은 근 백년 동안의 가장 중요한 발견 중 하나라 평가했다.

발견자들은 이 화석이 지금까지 발견 된 중 가장 오래된 인류관련 화석으로 평가한다. 또한, 이 화석은 아프리카 서부에서 발견된 최초의 표본이기도 하다. 아프리카 동부에서는 많은 인류 화석들이 발견되었지만, 투마이 화석만큼 오래 된 것은 하나도 없었다.

울포프의 이러한 분석에 대한 응답으로 브뤼네는 이번 주 '네이처'에 문서를 보내 투마이를 인류 조상으로 평가했던 자신의 처음 주장을 고수했다. 브뤼네는 투마이의 치아 크기와 이마 생김새는 분명히 사람의 특징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네발로 투마이가 유인원처럼 보행했다는 울포프의 주장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브뤼네는 CNN의 인터뷰 요청에도 응답을 주지 않았다.

(CNN) / 김수진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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