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4)귀화 거절한 스타플레이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소전원=이근량특파원】일본 여자농구계에서 5걸중 제1의 스타·플레이어로 손꼽히는 재일교포 이와모도 에이꼬(암본영자·유니티카소속)양이 오랫동안 종용받은 일본 귀화의 청을 끝내 거절함으로써 앞으로도 수년간 더 스타의 영광을 누릴 수 있는 21세의 나이로 농구계를 은퇴할 판이다.
한국 이름이 조영순인 이와모도양은 지난해에 이어 금년 4월 서울서 열린 제7회 박정희장군배쟁탈 동남아여자농구대회에 일본 유니티카·팀의 주전 맴버로 출전, 1, 2차 리그 득점 10걸중에서 1위를 차지한바 있어 한국농구 팬들에 낮이 익을 뿐 아니라 올해 초 일본여자농구 리그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아시아의 스타라 할 수 있다.
일본의 최강 센터이며 화교인 고오·랑꼬(황난자)와 함께 유니티카의 두 외국인콤비로 활약하고 있는 그녀는 소속팀에서 가장 나이 어리면서도 게임당 평균 25점을 마크하는 득점왕이다. 능숙한 하이·볼 처리와 무섭게 파고드는 대쉬는 그녀의 투지와 함께 일본 팬들을 언제나 열광으로 몰아갔다. 지난 동남아대회때 한국에 온 일본대표단의 임원들은 일찍부터 추진해온 이와모도양의 일본귀화작업에 행여 브레이크가 걸리까봐 한국인들의 접촉에 매우 신경을 써왔는데 이번 일본국체를 앞두고 소속회사는 거의 강요할 정도로 집요한 설득작전을 폈다.
회사의 끈질긴 요구에 접한 이와모도양 가족과 재일 친지들은 확대회의를 열었으나 끝내 귀화요구를 거절할 것을 결정함으로써 그의 은퇴는 거의 확정적.
그러나 같은 유니티카소속의 콤비인 고오·랑꼬는 동남아대회이후, 끈질긴 귀화요구에 못견뎌 끝내 일본에 귀화함으로써 그를 아끼는 자유중국 팬들에게서 『반역자』라는 분노를 샀다.
소문에 의하면 지난해 한국에 왔을 때에 이와모도양은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해보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고 모은행에서도 은근히 그의 스카우트 문제를 고려했었다고.
40여년전 함안에 살던 부모가 일본에 건너가 그곳에 영주. 이와모도양은 일본 태생이나 한국어도 약간 할줄 알고 조국애가 대단하며 결혼도 모국 남성과 하겠다고 벼르고있다고. 지난해 4월 부친을 잃고 지금은 편모슬하에 있으나 9남매중 6번째인 그는 외롭지 않단다.
한국엔 이종사촌(서울)외 삼촌세분(마산)과 이모(최말순·경남함안군가야면수항리)가 있어 이와모도양이 한국에 올 때마다 그를 맞는다고.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