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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인기 지역과 시세 비슷 … 정·재계 인사 구속 늘면서 옥바라지 수요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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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7호 20면

경기도 의왕시 포일동. 서울구치소가 자리한 곳이다. 구치소 왼편 포일2택지 개발예정지구엔 숲속마을 휴먼시아 아파트 외에도 원룸과 오피스텔 등 복합주택 40~50채가 줄지어 있다. 포일동 일대는 시내 중심가로부터 외진 곳이지만 원룸·오피스텔 같은 수익형 부동산의 임대 시세는 인기 지역인 서울 신촌과 홍익대 인근과 맞먹는다.

서울구치소 인근 원룸촌, 의외의 인기 비결은

냉장고와 에어컨·침대 등을 갖춘 풀 옵션 원룸(5~7평형)은 보증금 1000만~2000만원에, 월세 50만~70만원을 호가한다. 전세로는 8000만~9000만원을 내야 한다. 평수가 더 넓은 8~12평짜리 오피스텔의 전세가는 1억원을 웃돈다. 인근 무지개부동산 관계자는 “과천이나 강남, 판교와 거리가 가깝고 지하철과 버스 같은 대중교통 여건이 좋아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수요가 많은 만큼 집을 구하기도 만만치 않다. 22일 포일동 일대 부동산 10곳을 둘러본 결과 9월 말까지 입주가 가능한 물량은 보증금 1000만원, 월세 60만원짜리의 원룸을 비롯해 오피스텔 4채가 전부였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10월까지 공실이 거의 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외에도 이곳 원룸촌에 거주하는 이들의 직업군도 다양하다. 인근 중·고교 교사, 서울구치소 직원, 본사가 의왕에 있는 한국농어촌공사 직원 등이 그들이다.

특히 업무 속성상 임지가 자주 바뀌는 구치소 직원들은 이곳 원룸촌의 주 고객층이다. 포일2택지 개발예정지구에 위치한 원룸촌과 서울구치소는 걸어서 15~20분 거리에 있다. 원룸촌 내 건물들 대부분이 완공된 지 2년 이내의 신축 건물이란 점도 장점이다.

최근엔 새로운 수요가 생겼다. 이곳에 사무실이나 간단한 숙박 공간을 임대해 업무를 보려는 대기업 직원들이다. 익명을 원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서울구치소는 정치·경제사범이 많이 모이는 곳이다 보니 옥중의 회장님을 수행하는 비서진들이 인근에 아예 사무실을 구해서 상주한다”며 “수시로 회장에게 업무 보고도 해야 하고 결재도 받고 하려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기업인은 물론 구속된 고위 정치인들도 늘어나면서 이들을 만나려는 사람들도 많아져 관련 인력들이 여기서 대기하는 게 아닌가 싶다”며 “주변에선 이런 ‘옥바라지’ 덕에 임대료가 올라간다고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실제 구치소 인근에 있는 오피스텔 외에도 업무용 빌딩들의 사무실 공실률은 20%가 채 안 된다는 게 인근 부동산업계의 이야기다. 그는 “이 근처에 정보기술(IT) 기업이 조만간 새로 들어설 예정이어서 사무용 공간이 더 부족해질 전망”이라며 “앞으로도 수감된 대기업 오너나 정치인들이 줄어들지 않는 한 옥바라지 수요는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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