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방위 모색하는 나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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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코너미스트=본사특약]앞으로 1년안에, 적어도 71년6월30일까지는 서구에 큰 변화를 초래할 D데이가 있을 것이다.

<미군철수후의 대비책>
미국은 서독에 주둔하고있는 27만명의 미군병력이 그때까지는 계속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그 이후가 문제다. 현재까지의 추측으로는 미군의 3분의 1이 철수할 것이라는 설이 지배적이다. 미군철수의 규모가 크건 작건간에 구라파가 당분간 혼란해질 것은 사실이나 이는 또 구라파인들이 미군의 도움을 받아가며 그들 스스로의 방위태세에 돌입하는 시초가 될 것이다.
이를 뒷받침이나 하듯 2개의 정치적 현상이 군사체제로 바뀌어가고있다. 하나는 이제 21살이된 나토(북대서양방위조약기구)가 변화의 필요성에 놓여있다는 점이다. 프랑스를 나토에 다시 끌어들이려는 움직임은 점점 눈에 띄며 언젠가는 이루어질 것이다. 프랑스 없는 나토는 빵꾸가 난 자동차를 타는거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직업군인 양성에 역점>
또 다른 현상은 구주통합 현상이다. 그러나 각 나라가 각기 다른 무기를 가지고 싸운다는 것은 나라마다 다른 전술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그래서 통합주의자들은 전구주군이라는 이상론을 펴보이기도 한다. 실질적으로 군사면에서 혁신적인 개혁이 논의되고있는데, 이는 이제까지 취해온 일률적인 징집제도를 없애고 직업군인의 양성에 역점을 둔다는 생각이다.
경제적으로 볼때도 단기간의 신병보다 장기복무의 직업군인이 훨씬 능률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미·캐나다도 합류예상>
영국은 이미 완전히 직업군인제도로 전환했으며 미국도 5년안에 이를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도 이 직업군인제도를 생각하고있으며 프랑스마저 이를 연구하고있다. 서방측 동맹들은 적어도 다음 4가지 정도의 일을 해낼만한 힘이 필요하다.
즉 ⓛ소련이 대량공격을 가해올 경우, 이를 막아내면서 충분한 시간을 벌어들이는 일 ②독일국경선에서 벌어지는 대소침입사건을 분쇄하는 일 ③서부베를린을 보호하고 강화할 만한 힘 ④주변의 나토동맹국들의 안전을 지키는 일등이다.
이런 상황아래서 나토가 국적을 초월하여 여러나라의 직업군인들로 하나의 결합된 사단을 구성하자는 논의는 이제 아주 현실적인 문제가 되다시피했다.
장기복무를 지원하는 이 나토사단엔 미군, 독일군, 영국군, 프랑스군을 비롯하여 벨기에, 네덜란드, 캐나다군까지 합류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현 체제보다 비용감소>
이같이 획기적인 다국군의 총본부 후보지로선 영국이 좋을듯하다.
물론 이 직업군인들의 사단이 보편적인 각국의 징병사단의 지원을 받으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이런 식의 혼성군을 조직하는데는 현체제를 유지하는 비용으로도 충분하다.
오히려 더 적은 돈으로도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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