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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의 세계·의욕보인 두 미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비함전>자기의 아담한 갤러리에 종종하게 건 25점의 신작들은 얼핏 동화의 세계에 뛰어든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사실 그것은 페어리한 동화의 세계이긴 하지만)
섬세한 선과 조심스런 색채. 어쩌면 인색할지도 모르는 그러나, 그것은 세련된 감수성과 본능에의한 가감의 소치로 보여지며 그것은 비함의 능숙한 오브제의 버라이어티가 이를 더욱 믿음직스럽게 뒷받침해준다.
그러나 사실상 비함의 비밀은 수예를 방법의 하나로 끌어올린 데 있다할 것이다. 실에의한 부자유스러운 형태가 오히려 원시적인 감동력과 특수한 마티에르를 느끼게 한다. 얼핏 클레나 미로의 세계를 연상하게 되는 것도 그런 까닭이라 하겠다.
작가의 말처럼 삶을 예술로서 그리고 종교로서 산다는 것은 삶의 집착에서 탈피하거나 초월하는 일이다. 또한 그러한 탈피는 예술가에 있어서 번거로운 현실을 아름다운 꽃으로 바꾸어 보는 일일진데 우리는 보다 폭넓은 현실의 이야기를 비함에게서 듣고싶어진다.(22일∼26일 비함갤러리)

<신수회전>
신수회가 이번 벌인 동양화전은 대체로 서양화가의 기법을 대담하게 그러나 무모하게 시도했다는 인상이 강하여 얼핏 서양화전이 아닌가하는 느낌을 받게된다. 그것은 색과 형을 원터치로서가아니라 피스.밀의 방법을 택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동양화의 영역을 말살해버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서양학의 문법에 있어서 매우 서툰 솜씨를 보임으로써 그들의 왕성한 의욕은 오히려 김이 센다.
다만 신수회전을 통하여 몇가지 교훈을 얻게되는데 그것은 서양학적인 것과 동양화적인 것의 배합은 어느 쪽이든 간에 하나의 시대적양식을 창조하는데 있는 것이며, 그 양식의 창조는 전 양식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없이는 곤란하다는 사실이다. 어쨌든 신수회원들의 왕성한 의욕을 높이사고 싶다.(20일∼26일 국립공보관보판) [박용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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