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큘라 테마공원 계획 지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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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공원이 어떤 종류의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것인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환경보호주의자들이 트란실베이니아에 '드라큘라 테마 공원'을 짓겠다는 루마니아 정부의 계획에 항의하고 나서면서 루마니아는 지금 '피투성이'의 전투로 들끓고 있다.

국제연합(UN)의 문화 기구인 유네스코(UNESCO)와 그린피스를 비롯한 여러 단체들은 이 지역의 환경과 시기소아라 마을의 중세 유산을 훼손시킬 것이라며 이 공원 건립에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루마니아 정부는 항의자들이 이 계획을 좌지우지하도록 좌지하지는 않을 것이며 내달 중 공원 부지에서 조사를 실시해 공원 건립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관광부의 대변인은 월요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유네스코의 입자을 존중하지만 이것은 정부의 계획이기 때문에 유네스코가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항의자들은 투쟁의 수위를 높일 것을 다짐했다. 마쑤우라 고이치로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이번 달 루마니아 방문 기간 도중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시기소아라 근처에 드라큘라 공원을 짓게 되면 이 지역의 문화 유산이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기소아라는 브람 스토커가 '드라큘라'라는 소설에서 '꼬챙이를 찌르는 블라드'라는 이름으로 숨결을 불어넣은 15세기 루마니아 백작 블라드 테피스가 태어난 곳이다.

공원 계획에 반대하고 있는 몇몇 이들은 도시의 도덕적 가치가 손상될까바 우려된다고 말한다. 이 마을의 한스 플로리히 신부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곳에 악마의 의례를 행하고 마약을 하는 사람들이 밀어닥칠 것"이라고 염려했다.

그는 또한 이 같은 공원에서 아이들이 볼 수 있는 것이 도대체 무엇이냐며 "날카로운 송곳니를 세우고 피를 먹는 사람이나 침대 시트를 뒤집어쓰고 귀신 흉내를 내는 정신나간 녀석 밖에 더 있느냐"며 우스운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루마니아 정부는 3천만 유로(3천만 달러)가 투입되는 디즈니 스타일의 이 공원이 개장되면 최근 고실업률로 신음하고 있는 시기소아라에 3천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BUCHAREST, Romania / 이정애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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