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하철 참사] 사상자 70%가 맞은편車 승객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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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지하철 참사로 목숨을 잃거나 부상한 승객 가운데 70% 가량이 화재 후 맞은 편에서 역으로 들어온 1080호 전동차 승객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화재가 발생한 1079호 전동차 승객 가운데 사상자는 전체 사상자의 30% 정도에 불과했다.

대구시소방본부는 20일 이번 사고로 목숨을 잃은 지하철 승객 1백33명 가운데 90여명이 1080호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 객차의 전동차 6량 가운데 뒤쪽 5, 6호차에서 시신 79구가 집중 발견됐다는 것이다.

이날 현재 대구시내 17개 병원에 분산 입원 중인 부상자 1백33명 가운데 90여명도 1080호 승객이었다는 설명이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이는 당일 상황기록과 출동했던 소방관들의 기억 등을 참고해 자체 집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실종자 가족들은 이날 대구지하철공사에서 입수한 사고 당일 지하철 승객숫자 추정치를 공개했다.

이 자료는 지하철공사가 18일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 한시간 동안 대구지하철을 이용한 승객 전체를 전동차 배차횟수로 나눠 평균치를 낸 것이다.

불이 발생한 1079호 전동차 승차인원은 2백24명, 뒤늦게 역에 도착한 1080호 전동차의 승객은 1백85명 가량이라는 것이다. 두 전동차에 타고 있던 승객은 모두 4백9명 정도가 된다는 설명이다.

실종자 가족들은 실종 신고된 3백82명과 인적피해가 확인된 2백명, 전동차 내에서 발견된 시신 등을 합할 경우 6백여명이 승차했었다고 주장했었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지방경찰청은 20일 1080호 전동차 기관사 최상열(39)씨와 종합사령실 근무자 등 지하철공사 관계자 10여명을 상대로 조사를 벌여 업무상 과실 혐의를 일부 확인, 이들을 사법처리키로 했다.

사령실 근무자들은 1079호 전동차의 화재 사실을 22개의 모니터를 통해 확인한 뒤 1080호 전동차가 중앙로역에 도착하기 이전에 멈추도록 유도하지 못한 혐의다.

崔씨는 사고 당일 중앙로역에서 화재가 났다는 사령실의 연락을 받고도 화재장소에 전동차를 진입시키는 등 안전운행 의무를 위반한 혐의다. 崔씨는 중앙로역에 도착한 직후 재빨리 안내방송을 내보내고 출입문을 열어 승객들을 대피시키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대구지하철 사고대책본부는 20일 현재 이번 사고로 1백33명(전동차 내 시신 79구 포함)이 숨지고, 1백46명이 부상했으며, 3백82명의 실종자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대구지하철사고대책본부는 20일 중앙로역 일대에 대한 정밀 안전진단을 실시하는 등 복구작업에 들어갔다. 본부 측은 6월 말께 완전복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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