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에 처형된 불운의 철인「본회퍼」연구자료집 출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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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5년전 독일「플로센뷔르크」의 강제수용소에서 처형된「디트리히·본회퍼」목사의 생애와 작품에 대한 연구와 저서가 요즘 많이 나왔다.「덴마크」의「글렌퇴이」목사는「본회퍼」의 서한집과 그의 부인「에버하르트·베트게스·본회퍼」여사가 쓴 남편의 전기를 한대 묶어『본회퍼 연구자료집』이란 이름으로 출판했다. 각 저서를 소개하면-.

<『본회퍼 연구자료집』>
이 저서는 특히 그의 반「히틀러」정치투쟁에 관해서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그 당시「몰트케」라는 백작은 기독교 신자로서「본회퍼」의「히틀러」암살계획을 반대했다. 그러한 행위가 종교적으로 볼 때 부당한 일이며 애초에 계획했던 것보다 행동조직이 훨씬 작아야 하는데 너무 범위가 커서 부적하다는 것이다.

<『본회퍼의 생애와 신학』>
이 책은 그의 부인이 주로「본회퍼」의 신학적립장의 핵심을 엮은 것이다. 이른바「비 종교로서의 기독교」라는 개념의 해명이다. 그녀는 남편의 신학적 입장을 반사변적·유기적·범 자주적인 것으로 요약한다. 조직화한 종교란 성서적 신앙을 형이상학적 외피로 장식한 것이라는「본회퍼」의 신앙이 명료하게 소개되어 있다. 종교란 복음의 개별적인 구현이라는 것이다.
가부장적이고 봉건적인 기독교회의 제도와「도그마」는 원래 비 강권적이요, 반권력적인「그리스도」적 봉사의 본질을 그와는 정반대의 권력 구조적 지배·피지배의 체계로 변질 시켰다는 것.「그리스도」에게 무책임하게 모든 것을 떠맡기는 안일성보다는「나」의 책임에 대한 투철한 자각을 내포한 성숙한 신앙을 그는 강조한다.
「본회퍼」에 대한 관심은 특히「네덜란드」에서 현저하게 목격된다. 가령『저항과 선의』 라든지『본회퍼와의 조우』같은 저서가 이미 나왔다.

<『실족주의적 기독교 본회퍼론』>
저자는「로트위첸」교수.「본회퍼」를「칼·바르트」와「루터」의 중간쯤 으로 보고「불트만」및「틸리히」를 그 반대의 입장으로 대조시킨다. 그는「본회퍼」신학의 특징으로서 인간위주가 아닌「그리스도」위주의 신학으로서의 본질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사회적 윤리의식이 점차 강렬하게「참여」에의 경향을 불러 일으켰으나 결코「바르트」와「마르크스」의 중간쯤 되었다는 의견엔 반대하고 있다.

<『저항과 귀의』>
이 책은「본회퍼」의 옥중서한을 묶은 것이다. 그와 그의 부모와 친구들과의 모든 서신들이 집대성 되어 있다. 그 가운데 백미는 같이 수감되었던「한스·폰·도나니」와의 교신. 거기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그대와 내가 관련돼있는 이번 문제에 관해서 나는 추호의 자책감도 후회도 없다.』
그는 자신의 거사가 신의 의사로부터 나온 것임을 확신했다. 그의 어머니의 글귀엔 이런 것도 있다.『우리들은 낡은 수치감에 구애받지 않고 스스로 수인이 될 용의가 있단다….』
그의 약혼녀에 관한 글로서는『내가「마리아」를 언제 또 다시 보게될지도 모르고 과연 결혼을 하게 될는지도 알 수 없으나 그러한 현세적 욕망을 버릴 수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인류가 어떻게 하면 공존 공형의 토대를 발견할 것인가, 참다운 존재방식을 얻기 위한 길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는 분명히 앞으로 다가올 시대의 중요한 과제』라고 그는 말하고 있다. 그의 지론인『반향과 응답』이라는 사관이 드러나 보인다. <디·차이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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