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한에 대표단 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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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은 국무부 대표단이 다음 주 워싱턴을 떠나 북한을 방문해 폭 넓은 문제들을 논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제임스 켈리 미국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 잭 프리처드 국무부 대북교섭담당 대사 등 행정부 관리들은 월요일 워싱턴을 떠난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공보담당은 그러나 이들이 10월 3일쯤에야 북한 수도 평양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단은 평양에 가기 전에 미국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과 협의할 예정이다.

플라이셔는 성명을 통해 "북한과의 폭넓은 대화를 추구하려는 부시 대통령의 의지와 조화를 이루고 한국, 일본과 긴밀한 협조에 바탕해, 켈리 차관보는 미국의 정책을 설명하고 미국과 국제 사회가 오랫동안 우려했던 문제에서 진전을 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표단은 북한에서 일주일 정도 체류하며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 의혹, 1994년 합의틀, 한반도의 재래식 전력, 북한의 비참한 인권 상황 등 다양한 주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플라이셔는 수요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김대중 대통령에게 전화를 해 백악관이 빠른 시일 내에 북한에 특사를 보낼 것임을 알렸다고 발표했다.

2002년 2월 한국을 방문했던 부시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제안했다. 그는 취임 초기 북한 정부와의 협상 불가를 천명한 바 있다.

1월 연두교서에서 부시가 북한을 이란, 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으로 명명하면서 북미 긴장은 고조됐다.

부시 대통령이 한국 방문시 강경 노선을 거듭 밝힌 후 북한은 부시 대통령의 대화 제의를 거절했다.

부시는 한국의 비무장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을 언급하며 '악'이라는 단어를 다시 사용했다. 그리고 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투명하지 않고 기아를 방조하며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이후 관계는 해빙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은 처음에 켈리를 6월에 보내기로 제안했다가 북한이 한국 해군 선박을 공격해 한국인 여러 명이 사망한 뒤 마음을 바꿨다.

그러나 북한은 이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6월에 관계는 한층 진전됐다.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브루나이에서 열린 동남아국가연합(ASEAN) 회의에서 북한 대표와 깜짝 회담을 가졌다. 그리고 이고르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김정일과의 회담 뒤 북한은 미일 정부와 대화를 시작할 준비가 됐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이번 달 북한은 일본에게 1970년대와 1980년대에 북한이 간첩을 양성하기 위해 12명 이상의 일본 시민들 납치했음을 인정했다.

WASHINGTON (CNN) / 이인규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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