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고민…주가폭락|인플레 억제 전망 불투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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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그동안 줄곧 내림세에 있던 미국「월」가의 주가가 지난 4월27일 폭락을 기록했으며 29일에는 미국의「캄보디아」개입결정에 자극 받아 다시 하락세를 보이는가 하면 그 영향은 구주 전역에 파급,「런던」「파리」등의 주가도 급락함으로써 1929년의 대공황을 방불케 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27일「월」가의「다우·존즈」공업 30종 평균주가는 7백35불로 63년 11윌22일「케네디」대통령암살(7백11불49선)이후 6년5개월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68년말에 9백85불21선을 기록, 곧 1천불대를 넘어서리라던 예상이 완전히 뒤집힌 것이다.
물론「뉴요크」증권가에 아직「패닉·세일링」(공황적인 투매)의 징후는 없으나 매기는 거의 없으며 68년말이후 1년4개월동안 계속 하락해 온 주가 동향 때문에 거래소 상장주가는 총액이 1천5백억불 이상이나 떨어졌다.『한마디로 매기를 유발할 만한「뉴스」가 하나도 없다』고「뉴요크·타임즈」는 보도했지만 주가 수익률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미국 투자가들의 주식방매를 직접적으로 촉진한 것은 기업 업적의 악화다. 하지만「윌」가의 불안은「인플레」억제 정책의 결과 미국의 경기가 후퇴하고 기업 업적이 악화된 데만 있는 것이 아니다.
보다 근본적인 불안은「인플레」억제에 대한 기대가 흐려지고 따라서 긴축의 전면 완화가 늦어지는 한편, 고금리가 계속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인 것이다.
즉 주가 폭락의 원인은 ①기업이윤 저하 ②시중금리 재상승 ③「인플레」억제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 ④재정 불균형 ⑤월남전을 비롯한 해외 군사 개입등을 들수 있다. 그리고 이들 요인은 오늘의 미국 경제가 당면하는 문젯점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다.
미국은「인플레」억제를 위한 긴축정책을 채택하고 있고 그결과 3월중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연율 4.8%로 2월중의 6%, 1월중의 7.2%보다 많이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목표선인4%수준을 여전히 상회하고 있어 물가상승「무드」는 그대로 남아 있다.
「인플레」압력이 다시 고개를 드는 이유는 ①71년도 재정적자가 80억불이 되리라는 시산이 나왔고 ②올해 개인가처분 소득이 7.4% 증가하리라는 예상 때문이며 이는『경기후퇴를 회피할 수 있게 됐다』는 안도감보다는『「인플레」전쟁의 장기화』에 대한 불안을 불러일으키고 이같은 추세를 반영하여「프라임·레이트」의 인하에도 불구하고 시중금리는 다시 오르기 시작, 사채 발행 금리는 연 9%, 지방채 평균 금리는 6.7%로 69년말의 고금리 수준에 되돌아가고 있는 느낌을 주고 있다.
여기에다 월남 철군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된다 해도「캄보디아」사태, 중공의 인공위성발사등 일련의 사건이 또다시 전략 무기확충론을 우세케 하여 국방비 삭감을 어렵게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이렇게 되면 재정「사이드」의「인플레」억제대책에 기대를 걸수 없게 되고 따라서 금융정책에 새로운 부담이 가해질 염려가 있고 이미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는 긴축을 다시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완전고용과 중간선거, 대외적으로는 군사적 약속들이「닉슨」정부의 행동을 제약하고 있다.
따라서「월」가는「인플레」억제가 어려운 현실적 경제동향의 악화라는 사태에 직면, 곤경에 몰려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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