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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아시아」대법원장회의에 다녀와서(상)|대법원장 민복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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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지난 4윌6일부터 10일까지 닷새동안 호주의 수도「캔버라」에서 열린「아시아」지역 대법원장회의에 다녀왔다.
한국·호주·인도·「파키스탄」·「이란」·일본·자유중국·월남·「필리핀」등「아시아」19개국의 대법원장이 모인 이 회의에 나는 우리나라 대법원장으로서는 처음으로 국제회의에 참석하는 영예를 지녔다.
62년에「마닐라」에서 1차회의를 열었던 이 대법원장 회의는 이번이 네번째였고, 다섯번째는 오는 72년 10월에 서울에서 우리가 주최하게 되어 있다.

<2백년만에 이룩한 부>
김포공항을 떠난 것은 지난 2일.「홍콩」에서 하루 묵고 4일 상오 9시에「시드니」에 도착했다.
호주대법원장인「바윈」씨를 비롯, 정부고위관리와 한-호 우호협회인사들이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1770년 영국군인「쿡」대위가 발견하여 지금까지 2백년밖에 되지 않은 나라지만 호주국민의 살림은 넉넉하여 부러움을 금할 수 없었다.

<거의 처녀지…광업도>
처음 영국죄수들의 유형지로 쓰여오던 이 땅은 1788년에 죄수등 8백명의 이민단이「시드니」시 부근에 정착한 것이 사람이 살게된 시초였다.
지금 인구는 1천여만명인데 땅 넓이는 중국대륙과 비슷하고 백호주의를 내세워 유색인종의 이민을 받아들이고 있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상당히 완화되어 우리동포도 10여가구나 이민해서 살고 있다.
호주의 철은 우리나라와 달라 4월은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막 가을로 접어드는 때이다.
목축업·낙농업이 주였지만 지금은 광업도 상당히 발달해 있으나 아직 미개발로 남아 있는 처녀지가 무진장이어서 또 한번 부러움을 느끼게 된다.
요즘에 우리나라 건설업계에서 진출, 항만건설사업에 나서게 됐다는「뉴스」가 들려 마음이 흡족했다.
비행기가 착륙한「시드니」항은 늘 듣던대로 아름다웠다. 세계3대 미항의 하나로 일러왔지만 정말 경치가 수려하여 지상의 낙원이라 할만 했다.
지금까지 세계 여러곳을 다녀보았지만「시드니」시 만큼 아름다운 곳은 없었던 것처럼 느껴졌다.

<깨끗한 거리 꽃의정원>
거리는 깨끗하고 집집마다 정원에는 울긋불긋한 여러가지 꽃들이 피어있고 해변가에서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은 무척 행복해 보였다.
금요일 오후부터는 모든 시가가 철거하여 일요일 저녁까지 주말휴식에 들어간다.

<전쟁은 2차전때 잠깐>
「시드니」의 전쟁기념관에는 2차대전때「시드니」항을 기습했다가 침몰한 일본 잠수함을 인양보존하고 있는데 이것이 호주가 전쟁을 치렀다는 것을 말하는 단 하나의 유물로서 큰 전쟁없이 평화속에서 살고 있다.
「시드니」에 도착한 첫날은「셰부르·호텔」에서 여장을 풀었다.
다음날인 5일 호주의 서울인「캔버라」로 향했다.
인구 10만명의 이 도시는 도시계획을 한뒤 집을 지은탓으로 모든 것이 규모 있고 균형 잡혀 있다.

<도시인구 안늘어 고민>
이 도시는 70년까지 인구가 50만명으로 증가할 것을 예상했지만 증가율이 낮아 오히려 고민하고 있다.
호주정부는 잘 사는 가운데서도 유흥을 극도로 제한, 검소한 생활을 권장하고 있어서 「캔버라」시에선 술집을 찾을 수 없다.
맥주 파는 집이 고작이다. 또 하나 특이한 것은 이 도시에서는 개인은 토지를 가질수 없어 대지를 정부에서 임대 받아 건물만 지어 소유하는 형대로 되어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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