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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독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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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우아」독소 1㎎은 토끼 한 마리를 즉사시킬 수 있다. 사람의 경우 그 맹독성은 더욱 혹독하다. 불과 1·4㎎의 분량이면 우리의 생명을 앗아간다. 1g이면 7명의 생명을 빼앗을 수 있다
이 독물은 최근 남파된 간첩의 휴대품에서 발견되었다.「우아」독소는 그들의 속칭. 화학분석에 따르면 청산화물질과 유기「에스테르」등 독성화학물질의 복합제로 나타났다. 이들은 「알콜」이나 물에 잘 녹는다. 가령 이물질을 우물에 던졌을 때, 그 파문은 얼마든지 커질 수 있다.
북괴가 이런 독소전략을 꾸미는 의도는 민심교란에 있을 것이다. 독「개스」나 세균병기는 워낙 살상무기로서보다는 심리전의 형태로 더 많이 쓰인다. 일종의 공포전략인 셈이다. 사람들이 까닭없이 쓰러져 죽거나 정신착란에 빠져 광태를 부린다.
핵무기 못지 않게 잔혹하고 처참한 것이 이들 독「개스」, 유독물, 세균무기등이다. 작년 7월2일「우탄트」「유엔」사무총장은『생물·화학병기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한 적이 있다. 그는 세계각국에 우선 그 제조와 사용을 금하는 간곡한 호소를 했었다.『이런 병기는 인류의 장래를 위태롭게 한다. 지금 세계의 여러 나라들은 그의 개발·완성·제조·저장을 계속하고 있다. 위험천만한 일이다.』
「우탄트」의 경고이다. 이 보고서는 세계의 유식한 전문가 14명이 조사한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미국은「닉슨」대통령의 특별요구에 의해 작년부터 그 생산을「올·스톱」했다. 또한 이제까지 저장해 두었던 모든 물질을 스스로 폐기했다. 이것의 계기가 된 것은 68년도 미군의「더그웨이」연습장에서 일어난 의외의 사고 때문이었다. 독「개스」특별훈련을 마치고 난 자리에서 수천두의 양이 떼죽음을 당했었다. 이들은 광증을 일으키며 껑충껑충 뛰다가는 순식간에 죽어 버렸다. 군당국은 무려 1억원 가까운 손해배상을 지불했다.
오늘날 화학무기를 계속 개발하고 있는 나라는 공산권 뿐이다. 그 밖의 나라들은「유엔」의 정신을 존중하여 최근엔 스스로 철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류의 문명과는 반비례로 온갖 살상무기가 날로 포악해 가는 것은 슬픈 일이다. 더구나 북괴가 그와 같은 증악스러운 전략을 동원하는 것은 여간한 철면피가 아니다. 그것은 인류의 역사를 반역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처럼 동족사이에 증악의 감정을 날로 깊고 넓혀만 가려는 것은 그들의 비인간성을 말해주는 증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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