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기니아에 폭소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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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오스트레일리아령으로 돼있는 뉴기니아의 파푸아족들은 소위 폭소병이라는 병 때문에 많은 목숨을 잃고있다. 무작정 웃다가 그대로 죽어 가는, 그야말로 웃기는 병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오스트레일리아·미국 등지의 많은 의사·과학자들은 지난 12년 동안 뉴기니아로 몰려들어 각가지 실험을 벌였으나 확실한 병인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유럽출신의 칼론·가드유세크박사는 폭소병의 원인은 파푸아족 특유의 크루라는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뉴기니아를 비롯, 오스트레일리아·미국 등에서 오랫동안 산 일이 있는 가드유세크박사는 『갑자기 미친 듯이 웃다가 그대로 죽어버리는 파푸아족의 웃음병은 파푸아족만이 지닌 미지의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이 균은 인간의 육체가 향락을 누리고자 하는 그 순간에 침입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정부는 폭소병이 식인종만이 살고있는 파푸아족에게만 전염된다는 사실에 미처 착안 못 했고 이병의 세계적 전염을 걱정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폭소병은 부녀자에게 특히 많이 걸리는 불치병이라는 정도로 이병의 무서움을 인식하고 있었다.
그런데 파푸아족은 싸워서 죽인 사람의 시체는 먹었지만 폭소병에 의해 죽은 자기 동료들의 고기는 절대먹지 많아 이들 역시 이병의 무서움을 알고 있다.
가드유세크박사가 크루라는 바이러스를 밝혀내자 시드니에 있는 뉴사우드 웨일즈대학교의 R·J·월쉬박사는 균의 침입 경로를 조사했는데 제일처음 신경세포를 침범한 다음 서서히 그 바이러스가 번식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월쉬박사는 신경 세포를 침입한 바이러스는 고열, 위궤양과 폐렴을 병발시키며 환자는 다리에 기운을 못쓰고 의식을 잃어버리며 나중에는 온몸이 뻣뻣해져 버린다고 임상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환자는 신음을 하다 계속 웃음을 터뜨린다는데 고약한 것은 발병에서 사망까지는 약 10개월이나 된다고.
현재 파푸아족의 크루에 의한 사망률은 약 50%나 되며 몇몇 마을은 마을 전체의 10%정도가 이병에 걸려 죽어가고 있다.
특히 이 병은 아낙네에게 많이 걸리고 있어 그렇지 않아도 여자가 부족한 뉴기니아는 남자와 여자의 비율이 3대 1정도로 되고있어 값이 너무 올라 의회에서 말썽이 되기도 했다. 【DPA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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