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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고속도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호남고속도로가 15일 기공된다. 대전에서 순천까지 2백89㎞에 걸치는 구간을 2백32억원의 자금투입으로 고속도로화 함으로써 호남지방도 전국일일 생활권속에 포함시키려는 계획으로 이 공사가 완공되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연내에 대전∼전주간을 우선 개통시킬 것이며, 연차계획으로 순천까지 계속 고속도로를 확장시켜 나갈 것이라 하는데 호남고속도로가 완성되면 주행시간은 현재의 10여 시간에서 3시간30분으로 단축될 것이라 하며, t당 수송비는 종전의 5천4백원에서 2천1백원으로 대폭 절감될 것으로 추계 되고있다.
고속도로계획이 당초 구상될 때 많은 논란이 제기되기는 했지만 경인, 경부고속도로가 개통 또는 거의 개통 되어가고 있는 마당에서 호남고속도로를 착공하는 것은 지역간의 균형으로 보나, 산업의 지방분산이라는 각도에서 보나 이제는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 할 것이다.
호남고속도로가 착공개통 됨으로써 상대적으로 벽지에 속하는 호남지방이 여타지역과 보다 밀접히 링크될 것이며, 그로써 국민적 연대감을 강화시키는 계기가 될 줄로 안다. 호남고속도로가 완성되고 이어서 영동고속도로가 완성되면 전국의 기간고속도로망은 일단 완성되는 셈이며 그에 따라 국민생활의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도 분명하다 할 것이다.
수송비용의 절약과 신속한 교통편의는 인구의 도시집중 경향을 완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며 경제력의 지방분산을 위한 좋은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반면 서울의 소비풍조와 생활양식의 지방파급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며 도·농간의 경제 수준차이에서 오는 위화감도 비례적으로 확대된다 할 것이다.
이러한 고속도로의 부수적 충격은 정부의 정책조정능력과 지방민의 반응 방향에 따라서 상이한 효과를 파생시킬 것으로 판단된다 할 것이다. 파생효과가 국민경제에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하려면 고속도로를 최선으로 활용하는 도리밖에 없다 할 것이며 때문에 고속도로의 건설에 못지 않게 고속도로의 사용을 위한 계획이 절실히 요청된다 할 것이다.
우선 고속도로가 단순한 관통도로로서 고립된다면 그 이용도가 낮아질 것이며, 지방민에게 위화감만을 조성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주행시간의 단축이란 점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고속도로의 지역경제에의 밀착이라는 각도에서 문제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가급적 인터체인지를 많이 만들어서 어지간한 곳에서는 손쉽게 고속도로와 접속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고속도로는 주행하는 차폭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다면 쓸모 없게되는 것이다. 따라서 도로망 확대에 따른 수송차량의 보급이 진지하게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승용차 위주의 도로이용 보다는 화물차량 위주의 도로이용을 위한 연구가 추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끝으로 도로화물유통량의 증대를 위해서는 철도화물운임과의 조화가 있어야한다. 현재와 같은 철도화물요금으로서는 도로화물수송수요가 증대될 수 없을 것이다. 요컨대 호남고속도로의 착공으로 호남지방의 경제력이 크게 향상될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라는 것이며, 아울러 건설된 도로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조치가 보완되어야 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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