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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컴 교육 10년 한국의 현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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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우리나라의 대학에서 신문에 관한 전문 교육을 실시하기 시작한 것은 1954년 홍익대학이 신문학과를 설치한 것이 첫 「케이스」이다. 신문학은 비교적 나이 어린 학문 분야로 그 역사도 60년에 불과하며 우리나라에서는 50년대 이후 학과 혹은 과목으로서 교육돼 온다.
그러나 16년밖에 안 되는 우리나라 신문학 교육의 역사임에도 이 분야의 발전은 급진적으로 이루어 졌다. 현재 신문 방송학과를 둔 대학이 7개 대학이고. 그중 3개 대학은 대학원 과정을 두고 있다. 그밖에 기성 언론인 중심이긴 하지만 서울대에 신문 대학원이 따로 설치돼 있음은 주목할 만 하다.

<교육실태>
4년제 대학 교육과정의 재학생이 6백 80명. 이들 대학의 신입생은 연 2백여명이며 졸업생은 금년으로 l천명을 넘었다. 현재 신문 방송학과가 있는 대학은 다음과 같다.
(괄호 안은 설치 연도)
▲중앙대(58년) 졸업횟수 19회
▲이화여대(60년) `` 7회
▲한양대(63년) `` 4회
▲고려대(65년) `` 2회
▲경희대(65년) `` 2회
▲성균관대(67년) 없음
▲서강대(68년) 없음
이밖에 서라벌 예대와 한성여대에서 근년 초대과정의 신문방송학과를 둔 일이 있으나 이렇다할 실적을 남기지 못한 채 초급 대학의 정비와 함께 폐지돼 버렸다. 그리고 서울대 신문 대학원은 63년에 신문 연구소로 출발했다가 68년에 대학원으로 개칭함과 동시에 대학원 과정의 교육을 베풀고 있다. 맨 처음 신문학과를 설치했던 홍대는 62년 혁명 정부의 문교 정책에 따라 4회 째 졸업생을 배출하고 폐쇄됐다.
50년대에 들어서부터 언론계는 견습 기자 시험 제도를 마련하는 등, 인적자원의 개발과 정상적인 교육 훈련을 심히 요구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신문 방송학과 설치 초기의 교육 과정은 교수요원 및 교재의 부족으로 말미암아 그 요구를 충당한다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러한 교육상의 어려움은 이에 대한 관심이 격증된 현재까지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실정이다.
신문방송학과 출신은 중대가 5백 50명, 이대가 3백 37명의 순 이며 가장 적게 배출한 곳은 고대의 37명. 남녀공학에서는 남녀가 6대 4 정도의 비율이지만 이대를 포함한 전체 졸업생으로 보면 여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그런데 그들의 언론계의 취직률은 이대의 경우 금년 졸업생 34명 가운데 3분의 1, 고대의 경우에는 2회에 걸친 37명 중 언론관계 기관에서 30%가 직업을 얻었으나, 엄밀하게 그 전원이 언론 종사자는 아니다. 언론계가 해마다 충원하는 숫자에 비하면 이들 신문방송학과 졸업생은 오히려 부족할 것이다.
그러나 언론계는 아직 신문학 전공이라는 것을 도외시 한 채 어떤 전공을 마치지 않고 널리 사람을 모집하는 경향이다. 그래서 중앙대·한양대의 경우를 보면 「매스·커뮤니케이션」산업계보다는 훨씬 많은 인원이 산업회사의 광고 선전부나 특수 기관지 등에 취업하고 있다.

<문제점>
대학에서 배출하는 신문·방송학과 출신의 언론계 진출률이 적음은 양자 사이의 커다란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대학에 전공과가 설치된 것은 직접 언론계의 요구에 자극된 것임에도 학교에서는 실제 학문적 체계에 힘쓴 반면에 언론계는 구습에 젖어 그들을 외면한다.
그러나 양자 사이의「갭」은 지난 2. 3년 동안에 많이 좁혀져 그 전망은 밝게 내다보고 있다.
사실 신문학과의 존재이유나 신문학의 학문으로서의 성립 여부에 대한 논란은 적지 않다. 신문학이 어떤 근거에서 학문으로 성립될 수 있으며 만일 학문적 성격보다는 기술 교육으로서 의의를 찾더라도 어느 정도 실무에 적합할지는 많은 의문이 남아 있다.
그러나 학문으로서의「메스·커뮤니케이션」과학은 이미 성립돼 있는데, 단순히「신문학」이라는 단어가 주는 단편적인 인상이「매스·커뮤니케이션」학문의 학문적 가치 수긍에 영향을 주는 경향이 있다. 언론계에서 신문학과 출신을 기꺼이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는 『무능하다』는 것이다. 신문학과에서 유능한 언론인을 배출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대부분의 신문학과 출신은 언론인이 되는 과정에서 탈락하고 있다. 50년대 이후 실시되는 신문사 인사 공개시험은 언론인의 자질 향상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되었지만, 시험의 성격은 신문학과 출신이 합격하기에는 부적당한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에 와서 많은 신문사가「매스·커뮤니케이션」에 관한 문제를 출제하는 경향이 있으나 지금까지의 입사 시험은 언론인으로서의 적성을 찾기보다는 어학 및 보편적인 지식에 역점을 두고있다.
따라서 신문사에 입사한 소수의 신문학도는 학교 교과 과정과는 달리 취직 시험을 위한 준비를 따로 해야 하는 이중의 노력을 해야하며, 신문학과는 언론인을 배출하기 힘든 열등과로 인정받게 되는 주요 이유의 하나이다.
신문학도가 사회가 바라는 인재로 등용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한국 언론의 비 전문화에 있다.
신문학과에 대한 불신과 한국언론의 원시성은 서로 책임을 전가 할 수 없을 만큼 밀접한 관계에 있다.
신문 대학원의 임근수 교수는『신문학 교육은 실기보다는 폭넓은 교양의 기초 위에 전공의 깊이 있는 이론교육을 뜻을 두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깊이 있는 전문교육을 통하여 높은 직업 윤리를 갖추게 하고 실습은 그 위에 더해지는 것에 불과 하다는 견해이다.
한편으로 언론계의 전문화와 사회 발전에 힘입어 신문학과 언론의 대화가 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높은 수준의 직업윤리와 이론을 갖추고 실기기술까지 체득한 신문학도가 가장 이상적이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 방법은 신문학계나 언론계 모두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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