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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 체제에 힘 실어준 주룽지 … 3중전회 앞두고 개혁투쟁 가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올가을로 예정된 공산당 3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3중전회)를 앞두고 중국이 치열한 개혁 투쟁에 휩싸였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개혁에 보수세력의 반발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중국은 새 지도부가 출범하면 보통 6개월 이후에 3중전회를 열어 향후 정국 운영 방향과 전략을 구체적으로 확정한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리톄(李鐵) 도시화개혁중심 주임은 12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새 지도부가 강력 추진하는 도시화 계획에 대해 영향력 있는 지방 시장들이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이끄는 새 경제팀은 중국 경제발전 모델을 수출에서 내수로 바꾸기 위해 현재 52% 수준인 도시화 비율을 2020년 60%까지 올린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개혁 반대 세력이 커지자 12일에는 공개활동을 자제하던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가 ‘주룽지 상하이 발언 실록’이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하며 개혁파를 거들고 나섰다. 관영 인민출판사가 이날 출판한 이 책에는 주 전 총리가 상하이에서 공직 생활을 하던 1988년부터 4년간의 경험을 담고 있는데 주로 개혁의 당위성을 역설하는 내용이다. 언론도 양분됐다.

 경제관찰보는 10일 중국 정치개혁의 상징적 인물로 통하는 후야오방(胡耀邦)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장남 후더핑(胡德平) 정치협상회의 상임위 경제위원회 부주임의 기고문을 통해 “다시 혁명을 불러오지 않으려면 철저히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 간부를 양성하는 중앙당교 기관지 학습시보도 5일 정치개혁을 촉구하는 중국의 저명한 민주 정치 이론가 리량둥(李良棟) 중앙당교 정치부 주임의 글을 실으며 개혁을 지지했다.

 반면에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해외판은 5일 헌정 개혁에 반대하는 마중청(馬鐘成) 해양안보연구소 고급 연구원의 기고문을 실은 것을 시작으로 7일까지 사흘 연속 입헌정치를 비판하는 글을 게재했다. 중국군 기관지인 해방군보도 입헌정치 요구를 ‘체제 전복적’ ‘부르주아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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