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행기습 세무사찰|세원추적·탈세의 불꽃튀는 숨바꼭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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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강행되는 세금공세에 맞서 탈세작전도 교묘해진다. 세원추적과 탈세에의 기도가 불꽃튀는 세금전선- 어느 날 하오의 기습세무사찰 현황을 추적해 본다.
30일 하오 3시 국세청의 사찰요원 1백여명은 일제히 종로구 인의동일대 28개 염직공장 연락소(창고)와 시내 곳곳에 산재해 있는 이들 염직가공공장 7개소(경진·중앙·대동·국제·조일·신흥·미광)등 급습했다.
본청 지방청 및 관계세무서 사찰요원 37명이 공장, 북부세무서 요원 56명은 연락소를 맡았다.
지난 2윌 북부서에는 동대문시장 납세자들의 불평과 항의가 빗발쳤다.『왜 공개적으로 영업하는 사람에게만 세금은 부과하고 암거래·「덤핑」·탈세등으로 상도의를 해치는 인의동 일대 염직업에 대해서는 과세 않느냐』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북부서는 3월초부티 이곳에 대한, 세무사찰을 계획, 약 1개월동안 면밀한 집행계획을 마련한 다음 30일 하오 3시를「D데이」로 잡고 7개공장과 28개 창고를 동시에 급습키로 했던 것.
세무사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전에 정보가 새어나가지 않는 것이다.
2시25분 북부서 서경환서장은 사찰요원 56명을 회의실로 불러 처음으로 세무사찰 집행계획 및 요령을 지시하고 각 요원들의 시계를 40분으로 맞추어 정각 3시에 기습토록 시달했다.
각 반마다 2명씩「팀」을 짠 28개반은 경찰관 4명의 도움까지 얻어 이미 조사지정된 각 창고로 동시에 들이닥쳤다.
겉으로 보기에 창고로 알만한 곳은 불과 두서너 곳, 나머지는 모두 민가와 종교단체간판이 붙은「빌딩」이나 여관방이다. 간판도 없는 민가 A를 기습한 사찰 모두는 먼저 주인을 찾고 장부를 요구했다.
장부는 한결같이「메모」지뿐, 하주와 물건을 사가는 사람이 누군지 모르고 하주가 발행하는 암호와 물건 찾아갈 사람이 제시한 암호가 같으면 무조건 물건을 내준다는 것이다.
하주가 주는 암호는 이른 아침마다 배달되는 물건과 함께 창고로 온다.
종교단체 간판이 붙은 5층 건물에는 10평 남짓한 사무실마다. 깔깔이·「나일론」·「포플린」등 각종 직물이 쌓여 있다.
장부에는「137」「358」등 이른바 암호만 기재돼 있다.
창고책임자는 자기 창고가 아니고 하주도 모르며 단지 하주가 전화로 지시하는대로 이행할 뿐, 그래서『007거래』라고 한 사찰요원은 말한다.
국세청 당국자가 추산한 이곳의 민간거래고는 약 2억원.
이들의 탈세형태는 공장의 경우 출고량을 속여 영업세, 소득세, 직물세등을 탈세하고 하는 공장과 산매점간의 중간유통과정에서 암거래를 하기 때문에 탈세를 하고 또 창고주는 영업감찰 없이 창고업을 경영하고 있어 소득세등을 탈세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사찰요원은 주로 ⓛ하주 ②거래량 ③공장으로부터의 반입량 ④창고주인 ⑤매수인등을 파헤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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